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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어느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궤변

이경수 한국국제정치학회 기획이사(정치학 박사)

관리자 기자  2011.07.09 13: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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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피스트(Sophist), 소피스트는 기원전 6세기경 고대 그리스에서 활약했던 철학자들을 지칭하는 말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는 궤변론자라고 한다.
궤변론이란 ‘말도 안되는 말을 말이 되는 것처럼 현혹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소피스트 본래의 뜻은 소피아(Soph ia) 즉, 지혜를 가진 사람이라는 말인데 왜 후세에서는 이들을 궤변론자라고 했을까? 소피스트의 대표자는 프로타고라스라는 사람으로 그가 말하기를 “사람마다 자라온 환경이나 생각이 다르고, 사람들은 자기가 경험한 것만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옳은 것이라 판단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진리라고 해야 한다"라는 진리의 상대성을 주장한다. 이 프로타고라스가 주장한 진리의 상대성으로 인해 태어난 법칙이 그 유명한 '다수결의 원칙'이고 이를 근거로 민주주의가 탄생할 수 있었다.
그리스에서 최초로 민주주의가 탄생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바로 프로타고라스의 공로였다. 그러나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는 말은 곧 자기 자신이 눈으로 본 것만을 믿어야 하고 눈으로 본 것이 아니면 믿을 수가 없다는 뜻이 되므로 아무리 진실이라 해도 당사자가 아닌 제3자는 믿을 수가 없게 된다. 이를 정면으로 비판한 사람이 바로 세계 4대 현인으로 꼽히는 소크라테스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라고 하면서 누구나가 인정하는 절대적인 진리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후에 소크라테스가 주장했던 절대적 진리를 알 수 있게 하는 힘이 바로 이성이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간에게는 이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어느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그 분이 말하기를 "천안함 사태는 내가 눈으로 직접 본 것이 아닌 만큼, 북한의 소행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말해 온 국민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이 후보자는 법관출신으로 더구나 국가 최고의 법률을 심사하는 헌법재판관 후보자라는데 더욱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이분은 법관 시절 자기가 직접 보지도 않은 사건을 어떻게 판결했을까? 현직 변호사라고 하는데 자기가 직접 보지도 못한 사건을 무슨 근거로 변호할 수 있었을까?
법관은 각종 증거와 증인들을 참고로 본인의 양심과 이성적 판단에 따라 판결한다. 그런데 이미 증거도 나오고 국제사회가 북한의 소행으로 공인한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만 자기 눈으로 본 것이 아니므로 북한의 소행이라 단정할 수 없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한 마디로 궤변이 아닌가? 차라리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이 분명하지만 정부 발표에 대해 반신반의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으니 조금 확실한 증거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궤변론자를 헌법재판관에 추천한 사람은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