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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유삼성(家有三聲)

김윤섭 (칼럼리스트)

관리자 기자  2011.08.12 15: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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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유삼성(家有三聲)이라는 말이 있다. 가정에 있어야 할 세가지 소리를 말한다. 옛날에는 좋은 집안의 조건으로 아이의 울음소리 해성과 베 짜는 소리 기성, 책 읽는 소리 독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집안에 반드시 있어야 할 첫번째 소리로 아이의 울음 소리를 꼽았는데 이를 가유해성(家孩有聲)이라 한다.
오늘날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선인들의 선견지명에 그저 놀라울 뿐이다. 농어촌은 아이의 울음소리가 그친지 이미 오래 됐고 도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종종 ‘가정에서 아이의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얘기를 듣는다. 가정에 아이가 없다는 것은 대가 끊어진다는 것이다. 장차 한 가정이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적으로는 국가 경쟁력이 약화되어 국가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저출산 현상이 계속 된다면 수십년 후 수치상으로는 국민이 없는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저출산 현상은 출산, 육아, 교육 등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은 요인들이 있다. 그럼에도 아이를 낳아 키우고 교육 시키는 일은 가족을 지키고 국가의 기반을 튼튼히 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신성한 의무임에도 오로지 자신들의 이기적인 삶을 위해 출산을 기피하는 것은 작금의 그릇된 풍조의 한 단면이다. 개인 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두번째로는 집안에 베틀 짜는 소리가 끊이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이를 가유기성(家有機聲)이라 하는데 오늘날 가정의 경제를 말한다. 가정에서 필요것들을 채우기 위해서 사람들은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가장의 수입만으론 가정의 모든걸 해결할 수 없기에 맞벌이 부부가 늘어가고 있다. 소비에 비해 수입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노숙자 문제도 가정경제의 붕괴에서 비롯된다. 가정에서 베틀소리가 끊어지는 순간 가정은 위기에 처한다.
베틀소리는 예나 지금이나 가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리임에 틀림없다.
세번째 소리로는 책 읽는 소리다. 이를 가유독성(家有讀聲)이라 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책 읽는 소리가 끊이지 않던 나라다. 오죽하면 공자도 동이(東夷)에 가서 살고 싶다고 했을까? 책은 교육의 자료다.
우리 선조들은 가정을 일으키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교육이 최고라 믿었다. 비단 가정을 일으키는 수단 뿐 아니라 선진국으로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민의식과 문화가 반드시 뒷받침이 돼야 한다. 책은 지식뿐만 아니라 지혜의 보고다.
진정한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 세가지 소리가 끊이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