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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님!

관리자 기자  2011.10.28 20: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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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 대통령님!
오바마스쿨에 한번 오시지 않으시겠어요?”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대안초등학교인 지구촌국제학교(이사장 김해성 목사) 학생들이 자신들의 롤 모델인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을 초청하겠다고 나섰다.

지구촌국제학교(서울 구로구 오류동) 초대 학생회장인 황성연(11세-지구촌국제학교 4학년)군이 오바마 대통령을 학교로 초청하는 일에 앞장선 것은 학생회장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성연이와 오바마 대통령은 닮은 점이 많다. 검은 피부가 같다는 점, 아프리카 출신의 부모를 두었다는 점 그리고, 곱슬머리와 다문화가정 출신 등의 동질성을 갖고 있다. 성연은 자신의 외모 때문에 상처를 많이 입었지만 자신과 비슷한 오바마 대통령을 롤 모델로 삼으면서 자부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성연은 지난 5월에 실시한 학생회장 선거에서 이렇게 호소하면서 당선됐다.
“저도 커서 오바마 대통령 같은 인물이 되겠습니다!”

 

성연이와 오바마는 아픔까지도 닮았다. 오바마는 어렸을 적에 생부와 헤어지는 아픔을 겪었고, 한국 출신의 아빠와 가나 출신의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성연은 엄마 아빠를 모두 잃은 아픔을 겪었다. 어머니의 재혼으로 인도네시아 학교에 다닌 오바마는 친구들에게 ‘니그로’(검둥이)라고 놀림 당한 것처럼 성현 또한 한국 사람과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았다.

성연이의 꿈은 ‘외교관’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어와 영어, 엄마 나라인 가나 언어 등의 다중언어를 배우고 있는 성현은 초청편지에서“지구촌국제학교에서 공부하며 반드시 제 꿈을 이루어 나갈 것”이라고 다짐하면서“대통령님을 만나는 게 저희들의 소원이며, 만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학교 방문을 간절하게 소원했다.

김영석(65) 지구촌국제학교 교장은 “다문화가정 출신이라는 이유로 아픔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 초청을 계획하게 됐다”면서 “대통령께서 임기 전에 한국에 방문하게 된다면 우리 학교에 가장 먼저 오셔서 미래의 오바마인 우리 학생들을 격려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지구촌국제학교는 4층 강당에서‘오바마 대통령 초청편지’낭독 행사를 갖고 한글과 영문으로 된 초청편지를 주한미대사관에 접수했다.

올해 3월에 개교한 지구촌국제학교는 한국과 가나, 중국, 필리핀, 태국, 베트남, 몽골, 미얀마, 인도 출신 다문화가정 자녀 30여명이 공부하고 있는 다문화 대안초등학교이다. 이 학교의 또 다른 이름은 ‘오바마스쿨’,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오바마 대통령처럼 역경을 극복한 지도자로 길러 내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황성연 어린이의 편지글 (우리말 전문)

 

버락 오바마 대통령님!
안녕하세요?

저는 황성연이예요.
대한민국 지구촌국제학교 어린이회 회장입니다.
소원이 하나 있어 이 편지를 드립니다.

저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한국사람이예요.
그런데 사람들은 제가 그렇게 보이지 않나봐요.

저는 한국에서 태어났어요.
한국말만 할 줄 알고요.
음식도 한국 음식만 먹고 있어요.
아빠도 한국사람이고요.
그러면 저는 한국사람이 분명하죠?
그런데 사람들은 저를 한국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요.
아마 저의 피부색이 검기 때문인가 봐요.

어쩌면 당연한 일이죠?
저의 엄마는 아프리카 가나에서 오셨어요.
엄마는 피부색이 검으세요.
그래서 저도 곱슬머리에 피부색이 검게 태어났지요.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불만이 참 많았어요.
나는 왜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과 다를까 하구요.
피부색이 달라서 친구들의 놀림을 많이 받았어요.
아프리카 흑인이라고 놀리는 아이를 때려주려고 태권도를 배우기도 했어요.
자기들끼리 놀면서 왕따를 시킬 땐 정말 힘이 들었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는 가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저를 낳아 주신 엄마가 3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뒤따라 아빠도 작년 가을 돌아가셨고요.
우리를 두고 떠난 엄마와 아빠가 원망스러웠어요.
지금도 마음이 많이 아파요.
엄마 아빠도 많이 보고 싶어요.
우리 삼남매는 서로 화도 내고, 많이 울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우리는 예수님께 기도를 했어요.
예수님께서 저의 기도를 들어 주셨어요.
예수님께서 멋진 목사님을 만나게 해 주셨어요.
함께 사는 집도 만들고, 예쁜 선생님도 오셨어요.
지금은 지구촌국제학교에서 새롭게 공부를 시작했어요.
지구촌국제학교는 저희 삼남매와 같은 다문화 친구들을 위해 올 해 초에 문을 연 초등학교예요.
저는 지금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함께 초등학교 4학년에 다니고 있어요.
필리핀, 태국, 미얀마, 중국, 몽골, 미국, 가나, 인디아 등 피부색도 다르고 언어도 다른 친구들이 함께 뛰어놀며 공부하고 있어요.

지난 5월 제가 어린이회 회장에 출마를 했어요.
그리고 선거하는 날에 마지막 연설을 하게 되었죠.
그 때 저는 친구들에게 큰 소리로 물었습니다.
  "여러분은 미국대통령이 누구인줄 아십니까?"
아이들이 한 목소리로 대답을 했어요.
   "버락 오바마"
저는 연설을 이어 갔어요.
   "그런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왜 검은 피부를 가졌을까요?"
   "아버지가 아프리카 케냐 출신이기 때문이지요!"
   "저도 검은 피부색을 가지고 있어요"
   "그것은 저의 엄마가 아프리카 가나에서 오셨기 때문입니다."
   "저도 커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같은 인물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구촌국제학교 어린이회 회장으로 뽑아 주시기 바랍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당연히 제가 어린이회 회장에 뽑혔고 지금 이렇게 이 글을 쓰게 되었어요.
 
그런데 저희학교는 ‘지구촌국제학교’말고도 또 다른 이름이 하나 더 있어요.
그 이름은 ‘오바마 스쿨’이예요.
‘ 어떻게 한국에 미국대통령의 이름이 들어간 학교가 있을까?’아마 깜짝 놀라셨을 거예요.
우리 학교에는 저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아이들이 국제결혼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입니다.
또 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 온 아이들도 있어요. 
피부색이 다르다고 놀림을 받고 마음이 아플 때도 많지만 저희들도 커서 대통령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그래서 우리학교 이름을 오바마스쿨이라고 지었고, 그렇게 부르고 있답니다.

저도 커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님처럼 큰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세계가 하나 될 수 있게 이바지하는 외교관이 제 꿈입니다.
그래서 한국어와 영어, 그리고 저희 부모님 나라의 언어까지 배우고 있어요.
우리들이 가진 장점을 살려 다중언어 전문가가 되는 것이 우리학교의 특징이예요.
저는 한국에 있는 이 지구촌국제학교에서 공부하며 반드시 제 꿈을 이루어 나갈 것을 약속합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님!
저희 오바마스쿨에 한번 오시지 않으시겠어요?
우리 다문화가정 자녀들인 우리들은 회의를 열어 대통령님을 초청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다문화가정 자녀들로서 꼭 만나서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우리가 미국에 가서 인사를 드리는 것은 불가능하잖아요.
그러기에 대통령님께서 한국에 오실 때 꼭 저희 학교를 방문해 주세요.
저희들의 소원을 들어 주세요.
저도 대통령님 만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님!
힘을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