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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일출 태백산 산행기

관리자 기자  2012.01.13 10: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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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해맞이는 전국 곳곳에 많이 있지만 지리산 천황봉, 제주 일출봉, 덕유산 향적봉 그리고 태백산의 천재단을 지목하고 있다.

신년 첫 산행은 3년전 개방산 정상에서 인연을 맺은 평창 친구 내외와 함께 동반 산행을 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태백산 정상에서 일출을 맞이하게 되었다.

2012년 초 하루날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를 구경하고 태백시에서 관리하는 민속촌에서 1박하고 새벽 5시경 야간 산행이 시작되었다. 어름 축제장을 끼고 단군성전를 지나 등산로는 별빛으로 갈 수 있을 정도로 하늘은 맑고 초롱초롱했다.

민족의 영산이라 일컫는 태백산은 주봉인 높이 1,567m의 장군봉과 높이 1,517m의 문수봉으로 이루어진 산으로 높으되 가파르거나 험하지 않아 등산이 수월하며 남성다운 웅장함과 후덕함을 지닌 토산이다. 산 정상에는 고산식물이 자생하고 봄이면 산철쭉, 진달래가 만개하고 여름에는 울창한 수목에 차고 깨끗한 계곡물이 흐르며,가을에는 오색단풍으로 수놓으며 겨울에는 흰눈으로 뒤덮인 주목군락의 설경을 보여주는 곳이다.

 

태백산은 우리나라 3신산 중의 하나로 산 정상에는 태고때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제단이 있고, 이곳에서의 일출 장면이 또한 장관으로 매년 연말 연시에는 매우 붐비는 산이다.

전일 반주의 효과인지 배낭의 무게도 무게지만 출발 부터 몸이 무거움을 느껴 발걸음이 가볍지는 않았다.
천재단을 400미터를 남겨 둔 망경사에 도달았는데 먼동이 뜨고 일출 포인트인 주목군락지 까지는 그리 멀지 않지만 마음이 조급해서 천재단 직전 눈이 덮힌 소나무를 배경으로 일출을 맞이하기 위해 삼각대를 펴고 찬 공기 속 기다림의 철학이 시작되었다.

동해 일출 모습은 뚜꺼운 구름층 위로 빛의 라인이 서서히 밝아 오기 시작하자마자 붉은 일출이 시작되어 주변에 일출 맞이를 하는 사람들은 환호성을 치고 나름대로 자기 소원을 빌고 있는 가운데 카메라 초점을 맞추는데 혼신을 다했다.

새해는 밝아왔고 모든 일정이 정상적으로 시작되는 출발 신호처럼 느껴지는 차분하고 긴장된 순간이였다.

눈덮힌 산봉우리가 섬처럼 보이고 끝없이 펼쳐진 구름바다는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내려다본 풍경이었고, 이런 풍경을 혼자서 본 다는 사실이 미안 할 정도다. 삼각대를 펼쳐 이리저리 돌리고 동영상도 찍어보고 파노라마도 담아보고 할 것은 다 해 보았지만 무언가 빠진 것 같고 챙기지 않은 느낌이다.

 

그 사이 천재단 주변에는 많은 참배객들이 모여 순서를 기다리고 모 대형 건설사는 시무식을 천재단에서 재를 올리며 한해를 시작하는 풍경이 정감이 간다. 우리 일행은 천재단을 지나 장군봉에서 조금 떨어진 죽어천년 살아천년 주목 군락지 주변에 많은 산꾼들이 모여 덕담을 나누고 삼삼오오 모여 인증샷 하기가 바쁘고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전송하고 통화하면 시끌벅적이다. 일명 여기가 사진을 하는 인들이 국민 포인트라고 한다.

주목 뒤쪽으로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는 눈 덮힌 함백산의 자태는 흑룡이 승천하기 직전의 모습으로 형상이 변한 느낌이다. 태백산 주변에는 당골계곡에 매년 개천절에 제를 올리는 단군성전이 있다. 사찰로는 망경사, 백단사, 유일사, 만덕사, 청원사 등이 있으며,산 정상밑 해발 1,500m에는 단종대왕을 모신 단종 비각과 한국명수100 선중 으뜸인 용정이라는 우물이 있다.

또한 태백산 도립공원 주변에는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와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이 있으며, 태백석탄박물관과 구문소 자연 학습장으로 연계되는 코스는 화석, 지질구조, 석탄산업의 발달사 등 학생들에게 유익한 현장 학습이 될 수 있다.

태백산 등산로 가운데 당골이나 백단사, 유일사 코스는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이다. 유일사 코스의 경우 절 부근 까지 길이 나 있어 태백산 정상에 오르는 최단 등산로 라는 점이 특징이며, 당골과 백단사 코스는 반재에서 만나 망경대에 이르는 등산로다.

 산제당골 코스는 이들 등산로보다 조금 더 길며, 장군봉에서 문수봉 거쳐 당골광장까지 하산길로 많이 이용된다. 당골이나 백단사, 유일사 코스보다 계곡미가 수려하고, 찾는 사람들도 적어서 좋다. 이에 비해서 장성쪽 거무내의 도장골과 뼝깨골 코스는 태백시쪽보다 한적하나 들머리까지 교통이 불편하다는 흠이 있다.도장골보다 뼝깨골 등산로가 훨씬 가파르다.

태백산 오름길은 크게 보아 1) 유일사 매표소 - 장군봉 - 천제단 - 망경사 . 2) 북쪽의 백단사 매표소 - 반재 - 망경사, 3) 단군성전이 있는 동쪽의 소도동 - 반재 - 망경사, 4) 소도동 - 제당골 - 문수봉 - 망경사의 네 가닥이다.

이중 가장 쉬운 방법은 유일사까지 차량으로 오르는 것이다. 유일사에서 천제단까지는 1시간 거리. 하지만 유일사 도로가 요철과 경사가 심한 비포장길이어서 4륜구동차량이 아니면 오르기 어렵다.

60년만에 온다는 흑룡의 해를 맞이하여 하늘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설치된 천재단에서 조그만한 소원을 빌고 문수봉쪽으로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는 주목들을 뒤로 한 채 신년 해맞이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글: 허두현, 사진 : 김병중(서울양천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