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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지방의원 및 기초단체장은 국회의원과 악어와 악어새인가?

관리자 기자  2012.04.25 15: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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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대 총선은 끝났다. 승리자는 기쁨을, 패자는 눈물을 삼켰다. 22개 정당이 나서 18개 정당은 정당법에 따라 해체되었다. 거대정당만의 덩실덩실 추는 춤사위에 출중한 능력자도 거대 양당구조하에서 쓰러져 갔다.

진정한 승리자가 있는 반면에 한 켠에는 추악하면서도 싱거운 승리자도 있다. 다시 말해 지역주의에 기댄 채 낙하산을 타고 가도 썩은 막대기에도 꽃을 피운 그 꽃 중에서도 전라도는 노란잠바로, 경상도는 진달래보다 더 진한 빨간잠바 그들만의 너울대는 춤판 위에 거둔 승리이었기 때문이다.

이러고도 신이 내린 듯한 지역구에서조차 '압승'이라고 꼴값들이다. 반면에 안 되는 줄 뻔히 알면서도 양당의 지역주의를 깨뜨리려 출사표를 던졌던 반대당이나 무소속 후보들이야말로 진정한 승리자가 아닐까.
 
당내 보스들의 친위세력 징집인 낙하산 공천에 뜻있는 정치신인들을 예비후보 단계에서 꼬꾸라지게 만들고는 의기양양했던 이름 좋아 전락공천자들의 오만은 없었던가. 오랫동안 준비했던 정치신인들이 정치사기꾼 그들만의 시스템, 즉 그 철옹성을 뚫기 힘들었기에 본선 진출조차 못하고 쓰러져 공황장애로 울분을 삼키는 칩거로 막을 내렸다.
예비후보 단계에서 본선에 나가지 못한 각 후보들의 그 이면에는 이 지구상에서 최악의 사기단어인 '전략공천'이란 게 있었다. 바로 이게 낙하산 공천이다.
 
대한민국 최강 해병용사들이 가끔 하늘을 수놓는 낙하산은 아름다우면서도 용감하기에 국민들의 찬사를 받는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치권의 낙하산은 청와대나 여의도에서 출발하기에 지탄을 받는 탓으로 낯이 간지러운지를 아는 지 은근슬적 바꾼 것에 불과한 그 말이 그 말인 낙하산 공천이다.
언어의 유희에 능한 작가의 범주에 있는 필자조차 놀랄 '언어의 장난이자 착란증'에 가깝다고 아니할 수 없다. 양당구조의 룰을 모르거나 무시했던 이는 무소속이나 군소정당 후보로 나서 두 번의 눈물을 토하는 비극 끝에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불공정한 룰에서 승리한 그들은 대한민국 선거판이 공정하다고 하겠지만 거대양당의 텃밭에서는 개판인 것 같아 보인다. 물론 그들 중에는 내심으로는 공정하지 못하다고 하는 이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지역구 세습화에 전라도에서는 통민당 노란잠바들의 물결이 골목골목을, 경상도에서는 빨간색에는 알레르기 반응이었던 철쭉잠바 새누리당이 누비는 꼴불견은 4류정치나 막장정치 그 자체였다.
2012년 4월의 대한민국. 산야에 군락을 이룬 개나리와 진달래는 아름다웠다. 그러나 이러한 색깔보다 더 진한 잠바를 껴입은 정치모리배들이 뒤덮은 산야는 아름답지 못했다.
 
이러한 정치사기꾼들은 선거 때만 되면 상종가를 치는 지역의 정치거간꾼과 지방의원들까지 앞 세우며, 아주 더럽고 치사하기 그지없는 또다른 사기단어인 '정당공천제'란 올가미로 그들의 목을 죄면서 이룬 싱거운 승리임에도 황후처럼 덩달아 군림하려는 마누라를 겨드랑이 가까운데 앉히고는 샴페인을 터트린 선거는 지역에 따라 '그들만의 천국'을 방불케 했다.
유권자의 표를 강탈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횡령이나 배임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히죽거리는 웃음 속 술잔과 마주친 졸깃졸깃한 횟감이 금잇빨 사이를 휘감았을 게 뻔하다.
그 자리에는 그동안 드러내 놓고 응원하지 못한 지단체장, 지방의원들과 향후 권력분점을 논하는 자리였을 것이다.

속칭 텃밭에서의 관권선거와 돈선거 등의 부정선거 더 나아가 민초들의 아픔은 뒤로한 채 종노릇하는 지방의원들의 작태는 사극에서나 볼 수 있는 지역구 후보의 마당쇠가 아니고 무엇이었단 말인가. 왜 이러나. 정파를 떠나고 지역을 떠나 이 땅에서 어쩌면 핍박받는 민초들로서 한 번 보자. 정정당당하게 싸우면 안 되겠냐고 말이다.

 

진정한 승리를 쟁취했다면 누가 탓하나. 동인간으로서 누가 지배하고 누구의 지배를 받는다는 말인가. 지방권력에 취한 지방의원 소인배들은 이번 선거를 끝으로 대오각성해야 한다.
지역구 의원의 마당쇠나 딸랑이로 나서 지역민에게 그들만의 개나리와 진달래보다 진한 황색과 철쭉잠바로 골목을 헤집고 다니면서 지역민에게 위화감을 조성해야만이 진정한 삶의 길이고 가치인가.
 
필자가 만약에 텃밭의 지단체장이나 이번 총선 당선자라면 소영웅주의에 취하지 않는 국견인이 되겠다. 궁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면서 의리를 배신하지 않는 강아지처럼 말이다.
참정권을 짓밟는 거나 마찬가지인 개판을 그대들이 여야를 떠나 그 지역의 참다운 일꾼이라고 자부하겠는가. 귀향한 지인의 소도 웃지 않는다. 지금 이 밤을 함께하는 강아지가 "아빠, 인간들 중에는 쓰레기가 우리보다 더 많아. 그 정치사기꾼들 분리수거 못하냐"고 비웃는다. 

다들 아주 찰나적인 시차를 두고 언젠가는 이 세상을 등지고 함께 저 세상으로 갈 동시대의 군상들이 아닌가. 정치꾼 그대들에게 동조하지 않으면 소외시키는 지역정서로 유권자를 협박해서는 언젠가는 유,무형의 벌을 받는다는 진리를 알고 무법천지를 만들지 마라. 또한 지역 기득권만의 이익에만 나서지 않는지 통철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유권자도 들끓는 분노에 찼다가 금새 없어지는 냄비근성도 없애야 함은 물론이다. 정치모리배들이 이러한 면을 악용한다는 점을 알고, 차제에는 썩은 막대기에도 다시금 꽃을 피우게 해서는 삶의 질이 향상되지 않음은 물론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강탈당한다는 마음가짐이어야 할 것이다.
 
※ 필자 정종암: 문학인(시인,문학평론가,수필가), 시사평론가(칼럼니스트), 시민운동가(공실련 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