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경찰서는 유명 포털 싸이트 채팅을 이용해 남성들만 골라 "예쁜 애인을 소개 시켜 주겠다"고 속여 1년 동안 36억원 상당을 가로 챈 피의자 S○○씨 등 3명을 지난 15일 오후 7시경 긴급체포,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구한 미모의 여성 사진과 프로필을 채팅 싸이트에 등록한 다음 성매매를 하겠다는 조건 만남 문자를 실시간으로 전송해, 이를 승낙한 피해자에게 선입금 명목으로 먼저 10만원을 요구했다.
피해자가 예약금을 입금 하면 "여성이 출장 나갔을 때 남성에게 폭행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면서 "보증금 명목으로 30만원을 입금해야 조건 만남을 할 수 있다"고 30만원을 요구, 보증금을 입금하고 한 두시간을 기다려도 조건만남 여성이 오지 않자 이를 의심한 피해자가 해약과 환불을 요구하면 그 심리를 이용해 "입금된 금액이 100만원이 채워져야 자동으로 환불 받을 수 있다"고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
피의자 요구대로 100만원을 맞춰주면 "환불해 주고 싶지만 수수료가 부족해 환불하지 못하니 수수료를 포함한 100만 천원을 입금해야 200만원 전액을 환불해 줄 수 있다"고 피해자를 유인했다. 이중 많게는 5,000여 만원까지 입금한 사람도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한, 피의자는 위조한 주민등록증을 이용해 금융 기관에서 대포 통장을 개설하고, 피해금이 입금 되는 즉시 현금 인출책을 통해 인출하는 기민함과 대범함도 보였다.
한편, 영등포경찰서는 피의자들을 체포하는 현장에서 피의자들이 인출한 현금 1,020만원과 현금인출카드 168장을 압수했고, 피해액이 36억에 이르는 만큼 수천 명의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소액 피해자들이 신고 조차 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해 '조건만남을 미끼'로 한 사기 피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공범자 검거와 함께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영등포경찰서는 17일에 열린 브리핑에서 "유명 포털사이트 중 한 곳은 폐쇄조치 됐고 나머지 사이트는 아직 조사중에 있다. 다른 조직이 끼어있을 여부도 함께 주시하고 있다"며 "남은 공범자 검거에 최선을 다하겠으며, 피해금은 입금 즉시 인출되어 회복의 어려우니 예방이 중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권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