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보훈청 보훈과 한희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지난 역사를 잊고 있지 않다는 것을 얼마 전에 끝난 올림픽 대표단이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영국에서 금의환향하기 전 우리 대표팀은 세인트 폴 성당을 방문해 6.25전쟁 참전 기념패 앞에서 6․25전쟁에서 목숨을 바쳐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킨 영국군 참전용사들을 추모했다.
국제사회는 냉혹한 힘의 논리가 지배한다. 자국에 이익이 된다면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도 될 수 있으며, 눈을 부라리고 싸우다가도 금방 친구가 될 수도 있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곳이 국제사회다. 자기나라에 이득이 되지 않으면 다른 약한 나라를 위해 도와주기 위해 나서줄 만큼 인정과 의리가 통용되는 곳이 아니다. 이런 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무력이 가장 센 군사최강국이 되든지 아니면 그 모든 나라에게 경제적 이익을 나누어 줄 수 있는 경제최강국이 되어서 모든 나라 위에 군림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6.25전쟁 이후 정전상태가 계속되는 상황이고 그 상태도 우리의 힘만 으로는 전쟁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어려워 미국과 동맹을 맺고 미국의 힘을 빌려서 평화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매년 8월에는 분단국인 우리나라는 비상사태를 대비해 을지훈련을 실시한다. 국가 비상사태 시에는 정부의 모든 공무원들에게 각자의 역할과 임무가 부여되므로 비상시를 대비한 을지연습에는 거의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참여를 하는 것이 마땅하며 일반 시민들도 비상시 대피요령이나 피해복구 시 자발적인 참여 등을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을지연습뿐 아니라 모든 연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인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의 구호를 잊지 말고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북한의 대남 도발뿐 아니라 인근 국가의 위협, 자연재해 등 모든 국가 위기상황 시에 온 국민이 똘똘 뭉쳐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을지연습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대표팀이 세인트 폴 성당에서 보여준 것처럼 우리가 어려울 때 도와준 우방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갖고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잊지 않는 동시에, 국제관계에서 국익에 도움이 되는 최선의 길을 선택하며, 혹시라도 우리가 맞게 될지 모르는 비상사태에 대해 철저한 준비를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분단국을 사는 우리의 의무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더욱 튼튼한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방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