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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에 호국보훈의 불꽃이 타오르길 바라며

관리자 기자  2012.09.15 10: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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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보훈청 보훈과 최한아

재작년 캐나다로 업무상 출장을 갔을 때, 캐나다의 수도인 오타와 국회의사당 광장에 있는 ‘꺼지지 않는 불’을 볼 기회가 있었다. ‘꺼지지 않는 불’은 1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캐나다 군인을 추모하기 위한 조형물이라고 한다. 그날은 마침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는데 빗 속에서도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마치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용사들의 의지처럼 느껴졌다. 캐나다처럼 역사가 짧은 나라들에서 자신들의 역사를 매우 소중히 생각하며 기억하고 보존하기 위한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입장에서 보면 ‘과연 저것이 보존할 가치가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평범해 보이는 생활용품조차 애지중지하며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에서 문득 우리는 우리가 가진 유무형의 역사적 자산을 홀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라는 반성도 들었다.

수백년에 불과한 짧은 역사에서 자신의 나라를 지키고 세계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세계대전에 참전한 용사들을 추모하려고 ‘꺼지지 않는 불’을 마련한 그들의 정성에 한편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일제 강점기를 거쳐 6․25전쟁을 겪으며 나라를 구하고자 자신을 초개와 같이 내던진 선조들의 숫자는 캐나다 용사의 숫자에 비할 바가 아닌데, 그분들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상징물 하나 변변히 갖추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분들이 안장되어 있는 현충원 등 국립묘지가 매우 아름답고 경건하게 조성되어 있긴 하지만 좀 더 생활 속에서, 우리 삶 가까이에서 그분들을 기억할 수 있게 하는 시설이 인파로 붐비는 도심에 설치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국가보훈처에서 추진 중인 ‘호국보훈의 불꽃’의 건립 최적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광장인 광화문 광장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여론조사 결과에도 가장 많은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을 최적지로 선택하였다.

 

하지만 지금 서울시는 서울시 나름의 광화문 광장 이용 계획에 의해 광화문 광장을 건립지로 선정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6․25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 뒤에는 나라를 위해 희생․공헌하신 분들이 있었음을 기억하고, 국민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고취하기 위한 취지가 공유되어 ‘호국보훈의 불꽃’ 건립 사업이 원만히 진행되어 내년에는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보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