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화(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북부지사장)
건강보험은 국민들의 의료비를 해결해 줌으로써 질병과 빈곤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국민의 건강과 가계를 보호해 주는 제도이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1977년 처음 도입된 이후 12년만인 1987년 전국민 건강보험을 달성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단기간에 포괄적인 의료보장을 실시한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으며, 버락 오바마 미(美) 대통령도 공식 연설에서 한국의 건강보험제도에 감명 받았다고 몇 차례 거론하는 등 세계가 부러워하는 모범적인 제도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최근 우리사회는 급속한 저출산・고령화와 노인진료비의 급증, 보험료 부과체계의 형평성 문제 등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요인들로 인해 오늘날 건강보험은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어 이를 타개할 해법을 마련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제도의 존립자체가 어려운 실정임에 따라, 우리 공단은 금년 1월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쇄신위원회’를 출범시키고 6개월여 동안 수십 차례의 논의과정과 보고회 등을 통해 연구결과를 검증하고 전문가의 의견수렴을 받아 ‘의료비 걱정 없는 세계1등 건강나라’를 달성하기 위한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을 발간하였다.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은 종합적인 실천 보고서이며, 그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①지속가능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방안 ②소득중심의 보험료 부과체계 단일화 방안 ③평생 맞춤형 통합 건강서비스 제공 방안 ④급여결정 구조 및 진료비 청구․심사․심사체계 합리화 방안 ⑤노인 장기요양보험 보완․개선방안을 제안하였다. 이 중에서 국민들에게 가장 피부에 와 닿는 것은 현행 복잡한 보험료 부과방식을 일원화하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소득 중심의 보험료 부과체계 일원화
현행 건강보험료 부과체계의 기준은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가 서로 다르다. 직장가입자는 근로소득으로 지역가입자(자영업자, 농어업 종사자, 무직자 등)의 경우 종합소득, 부동산과 자동차 등 재산, 그리고 성․연령을 고려해 부과하는 것이다. 그리고 직장가입자는 부모 등 가족을 피부양자에 포함시킬 수 있다. 그러나 ‘고소득 또는 재산이 많은 사람이 자녀의 직장보험에 편입되어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거나, 실거주용 집 한 채나 생활에 꼭 필요한 자동차 한대를 소유한 경우 건강보험료가 크게 올라가는 등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실직 또는 은퇴 후 소득이 없거나 감소한 사람의 경우 집과 자동차가 있어서 오히려 높아지는 모순과 근로소득만 있는 직장가입자와 다른 많은 소득이 있는 직장가입자 간 불형평성, 이를 이용해 위장취업을 하는 등 도덕적 해이 현상’도 초래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보고서에는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실현하기 위하여 지금의 자동차 재산 등은 보험료 기준에서 제외하고, 소득 기준으로 통일하여 보험료 부과 방법을 일원화하고, 피부양자제도는 폐지하며 건강보험료가 부과되는 소득은 보수(근로소득)와 보수외 소득(임대, 이자, 증여, 상속소득 등)을 포괄하여 고지한다는 것이다. 이를 경우 전체 가입자의 약 93%는 보험료가 인하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보장률 80%로 확대 목표
또한, 최근 건강보험료는 매년 조금씩 올랐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은 2007년 64.6% → 2010년 62.7%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기본적으로 질병치료 서비스는 포괄적으로 급여가 돼야 함에도 법정비급여가 너무 많고 임의비급여는 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인 현행 보험구조의 모순으로 진료비용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보장률이 향상되기는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선진국과 OECD 국가들의 선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건강보험 목표 보장률을 2017년까지 80%수준으로 높여 저소득층을 보호하고 재난적 의료비 부담을 완화해주고, 필수의료는 보장성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며, 보장성 확대를 위해 필요한 36조6천억원의 재원마련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올해 건강보험은 건강보험 시행 35년과 통합공단 창립 12주년을 맞이하였다. 그동안 공단 임직원들은 우리나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국민들의 참 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동안의 운영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보험자의 관점에서건강보험의 근본적인 문제와 원인을 규명하였다. 앞으로 제기된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에 실천적 해법을 제안하고 공론화하여 진정 온 국민이 의료비 걱정 없는 세계1등 건강나라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