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경찰서는 신호위반 운행으로 도로 횡단자를 사망케 한 시외버스 운전기사 이모(49세) 씨를 중대한 법규위반 사고행위로 구증, 11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7일 아침 7시 50분경 양평로 당산역 방면에서 영등포역 방향 편도 3차로 중 2차로를 불상의 속도로 정지선 전 황색신호를 신호위반하고 운행하다, 때마침 횡단보도 부근 차로를 횡단하던 임득실(81세) 옹의 머리 부분을 버스 운전석 앞 왼쪽 모서리 부분으로 충격을 가했다.
이 사고로 임 옹은 도로에 넘어졌고, 이후 이대목동병원으로 후송 치료 중 사망했다.
경찰은 “피의자는 교통사망사고 전력이 있고 중대한 신호위반으로 피해자를 사망케 하였음에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범죄사실을 일부 부인하여, 사고장소 주변 CCTV 및 차량용 블랙박스를 확보해 위반행위를 구증했다”며 “피해자와 합의 가능성이 없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절기에는 차량 운행의 증가 및 강설·노면결빙 등으로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고, 그에 따른 사망사고도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와 안전운전을 당부했다.
특히 “사업용 자동차의 습관적 법규위반 행위를 비롯한 치사율이 높은 무단횡단·신호위반·중앙선 침범 등 주요 사고요인 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과 처벌을 강화, 사고방지 및 인명피해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며 “아울러 교통약자(어린이, 고령자 등), 교통사고 유발자, 사회적 파급력이 강한 협력단체 등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교통안전 교육을 병행 실시함으로써 시민들의 교통안전의식을 함양해 선진교통문화가 정착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피해자 임 옹[사진]은 당산동에서 ‘봉사왕’으로 통하는, 지역 내에선 제법 잘 알려진 인사였다. 때문에 그의 사고 소식은 지역주민들에게 큰 슬픔으로 다가왔다.
사고 당시에도 그는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부인 김계순 할머니는 그날 아침 “추우니까 그냥 집에서 쉬라”며 말렸다고 한다.
마지막까지 봉사하다 숨진 ‘당산동 봉사왕’ 임 옹은 5년 전부터 지역 일대에서 ▲쓰레기 줍기 ▲아이들 등굣길 건널목 안전도우미 등의 봉사활동을 펼쳐 왔다. ‘영등포구 노인봉사대’ 문구가 적힌 조끼를 입은 그의 모습은 이제 두 번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 /김남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