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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 생각하고 만듭니다”

김남균 기자  2013.01.29 10: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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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신(神)처럼” 당산숯불갈비의 서비스 철학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아무개 씨와 그 일행은, 오늘도 영등포구 당산2동에 위치한 ‘당산숯불갈비’를 찾았다.

그들이 이 곳을 또 찾은 이유는 간단하다.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맛’과 ‘친절함’에서의 만족감을 또다시 만끽하고 싶기 때문. 게다가 이 집은 ‘편리한 교통’까지 갖추고 있다. 승용차 대신 지하철로 출퇴근 하는 이들에게 넓은 주차공간은 필요 없다.

이처럼 ‘당산숯불갈비’를 찾는 고객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들이 대다수다. 맛과 친절함에 더해 지하철 2호선·9호선이 교차한 당산역 인접 교통요충지에 위치했다는 지리적 이점이, 부족한 주차공간이란 핸디캡을 극복하고도 남는다. 어쩌다 한번 찾아온 손님이 단골이 되어 퍼뜨리는 입소문이, 멀리 일산에서까지 이 집을 찾게 만든 요인이다. 가족단위는 물론 직장인들의 단체회식 장소로 손색이 없다.

이 집의 주 메뉴는? 그야 물론 ‘갈비’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흔한 음식이다. 하지만 김태정 대표(女)는 가장 어렵고 민감한 음식이 갈비라고 했다.

“삼겹살 같은 생고기는 손님들이 직접 구워 먹잖아요? 하지만 갈비는 손님들에게 맡길 수 없는 음식이예요. 태워 먹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양념비율이 맞지 않으면 안돼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음식이죠.”

어느 음식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이러한 갈비의 특성 때문에 실장(주방장)의 손끝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는 이진옥 실장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눈썰미가 대단해서 한번 보면 금방 익혀요. 다른 재주도 많아요. 인테리어도 할 줄 알고… 무엇보다 부려먹기(?) 편한 사람이란게 가장 큰 장점이죠!”

김 대표가 그토록 아끼는 이 실장은 바로 그녀의 남편이다. ‘그이’의 고생 덕분에, 자신은 별 고생 모르고 음식점을 운영해 왔다고 고마움과 미안함을 함께 표했다. 어찌보면 실질적인 대표는 이 실장이 아닌가 싶었지만, 이 실장은 “사장님은 집사람”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실장은 음식을 만들 때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 생각하고 만든다”고 했다. 자기 가족이 먹는 음식을 함부로 만들 리 없다. 이러한 ‘정성’에 고객들은 ‘신뢰’로 보답한다.

그렇다고 김 대표가 든든한 남편 덕에 아무 것도 모르면서 음식점 女사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음식점을 할 수 밖에 없는 유전인자를 타고 났다.

“친정어머니가 종로에서 생선구이집을 했어요. TV에도 나올만큼 유명한 집이었죠. 할머니가 입맛이 아주 까다로웠는데, 거기에 맞추다 보니 훌륭한 음식 솜씨를 갖추게 되었지요.  시집살이가 약이 됐다고 할 수 있죠! 어머니는 효부(孝婦)상도 받았어요”

어머니의 유전인자를 이어받는 김 대표는 만두집, 순두부집, 호프집 등 요식업체를 두루 운영했다. 김 대표가 한때 주메뉴로 다뤘던 ‘순두부’ 서비스도 당산숯불갈비를 다시 찾게 만드는 요인중 하나다.

남동생 역시 어머니의 유전인자를 받은 모양. 그는 김 대표보다 먼저 갈비집을 운영했다. 김 대표가 갈비집을 운영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도 남동생 일을 도와주다 그렇게 된 것이다.

‘당산숯불갈비’의 주 메뉴는 갈비(소+돼지)라고 할 수 있지만, 여느 갈비집과 마찬가지로 삼겹살 등 생고기와 함께 오리로스까지 다양한 고기를 맛 볼 수 있다. 좋은 고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늘 전쟁을 치러야 한다.


특히 김 대표가 고객들에게 가장 권하고 싶어하는 메뉴는 ‘양념 토시살’이다. 여기서 ‘토시살’은 안심 끝부분에 달린 부드러운 부위로, 소 한 마리에 800g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 아주 귀한 특수부위라고 한다. 팔에 끼는 토시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토시살’은 사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 직접 맛을 보니, 당연히 살살 녹는다. ‘연하면서도 씹히는’ 맛이 있다고 할까?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기쁜 일이 생기면 흔히 “하느님 감사합니다”란 표현을 쓴다. 김 대표도 마찬가지다. 종교가 없는 그녀에게, 당산숯불갈비를 찾는 고객들이야말로 감사해야 할 하느님(하나님)이요, 부처님이다. ‘손님은 왕(王)’에서 더 나아가, ‘손님은 신(神)’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서비스 철학이다.

“다른 여러 집을 지나치고 저희 집을 찾아오신건데 얼마나 감사해요?  맛도 맛이지만,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게 최상의 서비스를 하려고 노력해요. 직원들에게도 손님들이 뭐라 해도 절대 싫은 내색 하지 말고 늘 ‘예스’‘스마일’ 하라고 일러요. 짜증 내지 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라고… 손님들 기분 나쁘지 않게 하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해요” /김남균 기자


당산숯불갈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6가 335-3
(지하철 2호선 당산역 3번출구 도보 1분 미만 거리 - 약도 참조)

예약 : 02-2678-6648, H·P : 010-7239-3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