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보훈청 총무과 김상희
우리는 흔히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시간이 다 해결해줄 거예요”라면서 위로의 말을 건네곤 한다. 이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사건에 대한 기억이 조금씩 지워지고 잊혀짐을 의미한다. 이러한 망각 현상은 좋은 추억보다는 슬프고 힘든 사건을 잊게 만들어 사람들이 겪은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과거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과거를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사건이 있고 그 중의 하나가 천안함 피격 사건이다.
3월 26일은 북한의 천안함 피격으로 조국의 바다를 수호하던 46명의 해군 장병들이 산화한 지 3주기가 되는 날이다. 2010년 3월 26일,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정상적으로 작전 중이던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침몰되어 구조작업을 벌였으나 104명의 승조원 가운데 46명은 영원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으며 그 구조과정 중 한주호 준위가 순직했다.
당시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난 천안함 피격 사건의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전국에 마련된 200여개의 분향소에는 추모 행렬이 이어졌고, 재외동포들은 해외공관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전사장병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허나 3년이 흐른 지금, 천안함 피격 사건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고 천안함 추모 행사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최근 북한이 3차 핵실험에 이어 정전협정 백지화 성명 발표 등 위협 공세를 이어가면서 우리나라 국가안보의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다. 또다시 천안함이나 연평도 포격 사건 같은 형태로 군사도발을 감행할 여지가 충분한 상황에서 조국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천안함 46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추모하고 우리의 안보현실을 다시 생각해보는 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이 해야 할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겨울 내내 움츠렸던 모든 생명이 기지개를 펴는 봄이 시작되는 3월, 고인이 된 천안함 용사들의 채 피지 못한 꽃이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으로 이 나라에 찬란하게 꽃피울 수 있도록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