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보훈청 보상과
박 소 희
전력 수급 비상으로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이 끝나고, 민족의 큰 명절인 추석도 지나 완연한 가을이 느껴지는 계절이 왔다. 이렇게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면 몇 해 전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난다.
할아버지는 6ㆍ25전쟁에 참전한 군인이셨다. 전쟁이 발발하던 1950년에 입대하여 5년을 훌쩍 넘겨 제대하신 할아버지는 급박했던 전시 상황들과 힘들고 뼈저리게 고통스러웠던 당시의 기억을 되뇌며 얘기하시곤 했었다. 그리고 우리 할아버지와 같이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주변엔 아직까지 그때의 상흔과 아픔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가시는 18만 명의 참전유공자가 살아 계신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참전유공자들을 위해 국가보훈처에서는 참전명예수당을 비롯해 의료지원과 노후복지서비스 및 국립묘지 안장 등 각종 보상과 지원을 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조례를 제정하여 별도의 참전명예수당 지급 및 보훈단체 지원 등 각종 예우를 하고 있고, 더불어 보훈처에서도 지방자치단체 간 보상 수준 균형과 예우 증진을 위해 협조하는 등 사회적으로 국가를 위해 희생ㆍ헌신하신 보훈가족의 생활을 보살피고, 그분들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전쟁 등 국가적 위난 시에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킨 그들의 빛나는 공적에 비해 현실적인 대우와 예우는 아직까지는 충분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이에 보훈처는 '참전명예수당 인상 등 국가유공자 보상 강화'를 국정과제로 삼고 현재 월 15만원을 지급하고 있는 참전명예수당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며 국가유공자의 보상금은 ‘물가상승률+α’로 인상을 추진하는 등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에 상응한 보상을 실시하는데 힘쓰고 있다.
특히, 올해 정전 60주년을 맞이하여 살아 계신 전국의 6ㆍ25참전유공자들께 “호국영웅기장”을 수여하고자 계획하고 현재 제작 중에 있으며, 올해 안에 수여할 예정으로 참전유공자의 자긍심 고취와 사회적 예우 분위기 확대에도 다각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나 캐나다 등 선진국들은 전쟁터에서 나라를 지킨 참전용사들의 노후보장을 위해 매달 생활비를 지원하는 등 나라를 위한 희생에 대한 예우 수준이 상당히 높아, 우리의 보훈 현실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제강점기, 6ㆍ25전쟁, 그리고 분단 등 연이은 역경을 이겨내고 오늘날 국민소득 2만 4천 달러, 경제규모 세계 11위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나라의 고난을 극복하고자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고 헌신해 주셨던 분들이 있었음을 되새겨 볼 때, 우리의 보훈정책이 보훈가족의 예우 증진과 명예 선양을 위해 지금보다 더욱 강화되어야 함은 당연한 이치이다.
‘희망의 새 시대,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성공적으로 이룩하는 지름길은, 합리적이고 수준 높은 보훈정책으로 보훈가족의 명예를 드높이면서 국민들에게 나라 위한 희생정신을 바르게 알려, 대한민국이 나라사랑 정신으로 하나 되어 보다 밝은 미래를 꿈꾸고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