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저지는 물론 워싱턴DC 등 미 동북부 일대에 21일 또다시 눈폭풍이 밀어닥치면서 연방정부가 문을 닫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기상당국은 22일 오전 6시를 전후로 해서 뉴욕시에 몰아닥치고 있는 눈폭풍이 점차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고기온은 불과 영하 9도에 머무는 등 한파는 이날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뉴저지 = 뉴욕·뉴저지 지역에 21일 눈폭풍으로 최대 12인치(30.48 Cm) 이상의 눈이 쌓인 가운데 22일 오전에는 기온이 화씨 영하 11.2도(섭씨 영하 24도)까지 떨어지는 혹한이 엄습하여, 21일 오후에는 퇴근 지옥, 22일 오전에는 빙판길로 인해 출근 지옥을 겪었다. 22일 하루 뉴저지 대부분의 학교들은 휴교했다.
21일 오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예보됐던 눈폭풍은 21일 오전 10시경부터 작은 눈송이가 흩날리기 시작, 빠른 속도로 거리 곳곳에 눈을 쌓아가다 정오를 넘기면서 눈송이가 점차 굵어지더니 오후 3시경부터는 폭설로 돌변했다.
뉴저지 지역 공립학교들은 거의가 오전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을 급히 귀가시키고, 22일 휴교를 통보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오후 일찍 귀가하기 시작했고 상점도 일찍 문을 닫았다.
맨해튼은 일찍 퇴근하는 시민들로 차량이 밀리기 시작했고, 특히 교차로는 신호등이 있으나 마나 횡단하려는 차량과 종단하려는 차량들이 서로 엉켜 꼼짝달싹도 못하는 대혼잡을 이루었다. 이로인해 맨해튼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이 됐다. 겨우 움직이는 차량들도 겨우 시속 3~5마일을 넘지 못했다.
평소 뉴저지에서 오후 늦게 플러싱으로 출근하는 송모씨는 이날 차량들이 막힐 것을 예상하고다른날 보다는 빠른 오후 1시경에 출발했으나 루트4에 진입하자말자 꼬리를 잇는 차량들로 가다서다를 되풀이하며 시속 겨우 3~5마일로 기어가야했다.
송씨는 크로스브롱스 익스프레스가 엄청나게 막힌다는 라디오 보도를 듣고 맨해튼 FDR을 타고 퀸즈보로브리지를 건넜으나 오히려 더 막혀 7시간30분만인 오후 8시30분경에 플러싱 162스트릿에 도착했다. 송씨는 교차로들이 차량들이 뒤엉켜 마비되는 바람에 FDR에서 퀸즈보로브리지 까지 무려 3시간이 걸렸다며 넋을 잃었다. 한 블럭을 지나는데 20~30분이나 걸렸다.
이날 오후에는 제설작업이 이루어지기 전이라 도로에는 많은 눈이 쌓여 곳곳의 도로에서는 차량들이 미끌어져 접촉사고를 일으키거나 눈속에 빠져 차량 정체를 부채질하기도 했다.
21일 낮 휘날리는 눈속에서도 한인들은 폭설과 혹한에 대비하기 위해 수퍼마켓에서 라면과 생수 등 식료품을 구입하느라 고생하기도 했다.
국립 기상대는 21일 8인치(20.32 Cm)내지 14인치(35.56 Cm)의 적설량을 예보, 눈폭풍주의보를 내린 일부 지역과 서섹스카운티를 제외한 뉴저지 주 전 지역에 눈폭풍경보를 발령하고 22일 오전에는 기온이 화씨 영하 11.2도(섭씨 영하 24도)대로 떨어져 도로가 빙판길로 변할 것이라며 출근길 운전에 각별히 주의 해 줄 것을 당부했다.
22일 많은 학교들이 휴교했는데, 교통국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밖으로 나오지 말고 집에 머무를 것을 권고했다.
◆ 미 동북부 일대 =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워싱턴DC 등 수도권에는 21일 오전부터 시작된 눈폭풍은 밤늦게까지 지역에 따라 최고 11.8인치(30㎝)의 폭설을 뿌릴 것으로 예상됐다.
연방 인사관리처(OPM)는 비상 인력을 제외하고 21일 하루 연방정부가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워싱턴DC와 버지니아주(州), 메릴랜드주, 펜실베이니아주, 뉴저지주, 뉴욕주, 커네티컷주, 웨스트버지니아주, 켄터키주 등의 공립학교와 공공시설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특히 폭설과 함께 이날 오후부터는 강풍이 불고 기온이 화씨 14도(섭씨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도로결빙으로 인한 교통체증이 심화돼 지방정부 당국은 주민들에게 가능하면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항공편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 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눈폭풍 예보로 전국의 공항에서 3천편에 가까운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4천200여편은 운항 지연됐다.
수도권에서만 덜레스 국제공항과 로널드레이건 공항의 이착륙이 3편 가운데 2편꼴로 취소·연기됐고 볼티모어, 뉴욕, 보스턴 등의 공항에 착륙하는 항공편도 30% 이상이 결항했다.
◆ 2차 피해 우려 = 이번 한파는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얼어붙으면서 도로 결빙 등에 따른 2차 피해도 우려된다.
뉴욕과 뉴저지 일원은 이달 초에도 극지 회오리바람인 '폴라 보텍스'(polar vortex) 영향으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북극 한파'에 시달린 바 있다.
특히 뉴욕시에서는 지난 7일 화씨 4도(섭씨 영하 15.5도)까지 내려가 지난 2004년 1월 16일 이후 10년 만에 역대 최저 온도를 기록했다. 1월 7일을 기준으로는 1896년 이후 가장 낮은 기온이었다.
미네소타주, 버몬트주, 뉴햄프셔주, 메인주 일부 지역도 강풍주의보 등이 내려졌으며 체감온도가 영하 30도 안팎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c)조이시애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