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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SAT 만점받은 스탠포드 지원자 69% '불합격'

관리자 기자  2014.01.27 14: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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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진 것처럼, 대부분의 미국 대학들은 지원하는 학생들에게 SAT나 ACT 두 시험 중의 한 시험 성적을 제출하도록 요구한다.

물론 뉴욕대학, 웨이크 포리스트 대학, 텍사스대학을 포함하는 900여개의 대학들의 경우 이 시험들의 점수를 제출하는 것이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이지만, 우리 한인들에게 잘 알려진 대학들 중에는 이러한 선택 시스템을 사용하는 대학들이 많지 않다.

이 시험 점수의 제출을 필수로 요구하는 학교들은, 미국내의 각 고교 간에는 학력차가 있기 때문에 개개 학생들이 각각 다른 학교에서 받은 성적을 단순 비교한다는 것은 정확한 평가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간단히 말해, 입학 시험을 거쳐 선발된 학생들이 모인 명문 사립 고교의 3.5성적이 시골 학교의 동네 학생들이 무시험으로 입학한 공립 학교의 3.5와 똑같이 입학 사정에서 평가된다면 공정하지 않음은 분명하니, 대학들은 모든 지원자가 똑같은 표준 시험을 보게하고 이 성적을 비교해 공평하게 입학 사정을 하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한국과는 달리 미국의 대입 표준 시험에는 두가지가 있는데, 앞서 언급한 SAT와 ACT이다. 이 두 시험 중 2012년 이전까지는 SAT시험을 보는 학생들이 더 많았지만, 그 이후에는 ACT를 치르는 학생들의 숫자가 조금 더 많아진 상황이다.

SAT는 지난 2005년에 대대적인 내용의 수정을 거쳤음에도, 이렇듯 ACT에 수험생 숫자를 역전 당한데 자극받은 것은 물론이고, 현행 시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전문가들과 수험생들의 의견을 참고해서 오는 2015년부터는 시험의 구조와 내용을 바꾼다는 개정 계획을 발표했다.

ACT도 이에 질세라, 같은 해부터 시험의 방식을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이 시험들이 대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기에 이 변화는 많은 고교생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이다.

특히, 이 시험은 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하기에 이 개정된 시험이 적용되는 현 고교 10학년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큰 고민거리가 불거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바뀌는 내용이 자세히 발표된 것이 아니고, 2015년의 10월에 시행되는 PSAT를 통해서 새로운 시험의 형태가 첫 선을 보이게 되기 때문에, 변화될 내용을 확실하게 예견할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전반적인 큰 그림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SAT를 구성하는 과목은 독해, 영작문 (문법과 에세이 작성), 수학의 세 과목이다. 이 전반적인 형태의 뼈대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각 과목의 세부 문제들의 내용은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즉, 독해 분야 (Critical Reading)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어휘의 내용은 확실히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금까지 출제되던 지나치게 어려운 수준의 단어들이 배제되고 학교의 교과서나  일상 생활에서 사용되는 수준의 단어들을 보다 많이 출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지금까지는 잘 쓰지 않고 SAT시험에서나 보게되는 단어들을 모아둔 단어 리스트를 외우는 고역에서 벗어나 이미 알고 있는 단어들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 가의 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관점에서 가정에서 한국어를 사용함으로서 어려운 영단어의 습득에 비교적 힘들어하던 우리 동포 자녀들에게 어떤면에서는 다소 유리한 변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수학 분야는 대학에서 공부할 준비를 확인하는 문제들이 보다 더 비중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까지 드러난 SAT측의 발표를 보면, 1차 방정식이나 1차 함수 등의 기본적 사항들에 대한 수학적 개념의 철저한 이해가 필요한 문제들이 출제될 것이라고 한다.

작문 분야에서는 에세이 부분의 내용과 채점의 방향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의 에세이 시험에서는 주어진 주제에 대해서 정해진 서, 본, 결론의 형식을 맞춰 에세이를 작성하면 그 내용의 사실성이나 정확성 여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경향이었다.

그러나,  바뀔 시험에서는 에세이의 형식은 물론이지만, 주제에 대해 답할 때 사용되는 예문이나 증거 자료들의 정확성 등이 또한 채점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고려될 것이다. 이것을 위한 대비는 물론 다방면의 책을 많이 읽어 지식의 분야를 확장하고 읽은 내용을 논리적으로 분석해 자기것으로 만들어 주어진 주제에 적당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     

ACT의 내용은 현행의 시험과 거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발표이다. 그러나 이 시험에 현행의 시험지와 더불어 컴퓨터를 당분간 같이 사용하게 될 것이지만 종국에는 컴퓨터를 사용해 치르는 시험으로 개정될 것이라고 한다.

ACT측이 발표한 컴퓨터 사용 시험 문제의 한 예를 보자. 컴퓨터 상에서 수험생들은 네가지의 서로 다른 액체들을 비이커에 붓고 어떤 용액이 비이커의 상단까지 차는지, 어떤 것이 하단까지만 채우게 되는 지를 측정한다. 그 후, 이 실험의 결과로서 수험생들은 이 네가지의 용액을 혼합할 경우에 어떤 결과가 생길지를 예측하여 답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발표된 예만 보면, 개정될 시험이 어떤 것일지 아직 정확한 감이 오지는 않고, 세부 사항이 발표된 것이 아니어서 예단하기는 힘들지만, 앞으로 ACT가 컴퓨터를 사용해 시험을 치르도록 진화해 나간다는 점은 분명하니 이에 대비를 해야 할 것이고 구체적인 대비책에 대해서는 발표되는 대로 본 칼럼에서 소개하도록 한다.

그러면 왜 이렇듯 수험생들에게 혼란과 수고를 끼치는 시험의 개편이 이루어 지는 것일까?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러한 변화는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이나 이 점수를 사용하는 대학측의 끊임없는 개선 요구와 더 많은 수험생들을 유인하기 위해 벌이는 이 두 경쟁 업체간의 다툼(?)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SAT는 1926년에 시작된 이래 그 내용이 대폭 바뀐 것은 얼마 전인 2005년이었다. 당시에는 독해과 수학의 두 과목의 시험이 있었다. 당시 대입 시험의 주된 고객인 캘리포니아 대학 시스템의 수장을 포함하는 많은 교육계 인사들이 SAT에 수험생들의 작문 능력을 평가하는 과목을 도입하지 않으면 이 시험을 보이콧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SAT 측은 23만명이 넘는 학생들을 보유한 이 대학의 경고와 교육계의 의견을 수용하여 SAT에 2005년 3월 시험부터 작문 시험을 포함시켜 세 과목 2400점 만점의 개정판 시험을 만들어 지금까지 시행하고 있는데, 1956년부터 시작된 후발주자인 ACT측도 같은 해에 작문 시험을 새로이 포함시킨바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처음으로 ACT를 선택한 수험생의 숫자가 SAT 수험생을 넘어서자 SAT측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새로운 형태의 시험을 고려해 왔고, 2015년부터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온 몇가지 불만을 고려해 새로운 형태의 시험을 만드는 쪽으로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즉,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현행의 SAT에서 독해력 분야에 포함되어 출제되는 단어가 SAT 시험에서나 다루고 학교의 교과목이나 일상 생활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것들이라는 지적을 수용하여 개정된 SAT에서는 학교 수업의 내용에서 활용되는 단어 위주로 시험을 출제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것은 경쟁사인 ACT의 기존 방침인 '고교의 교과 과정에 충실한  출제 방식'을 벤치마킹해 따라가는 방침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위에 소개한 작문 분야에서의 변화, 즉 작문의 형식에만 충실하면 고득점을 할 수 있는 것에서 탈피해 내용의 정확성에도 채점시 주안점을 두는 방식 역시 현행 시험의 작문 채점 방식에 대한 불만을 수용하여 개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시장의 요구를 발빠르게 수용해 대처해야 한다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경제 논리의 적용이다. 우리 학생들의 입장에서도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변화에 민감하고 만첩하게 반응해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이 시험들의 점수가 대입 사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가장 중요한 유일의 요소는 아니라는 점이다. 작년에 SAT에서 2400점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494명이었는데, 이 중 스탠포드 대학에 지원한 만점자의 69%가 불합격의 고배를 마셨다.

시험 성적 이외에도 중요한 것들이 많다는 방증이니 너무 이 시험들에 집중하기 보다는 학교 성적과 과외활동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c)조이시애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