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고]마부(馬夫)의 자격(資格)

관리자 기자  2014.02.04 12:03:59

기사프린트

다사다난 했던 계사년을 보내고 갑오년 새해를 맞이했다.

금번 갑오년은 60년 만에 맞이하는 청마의 해다. 청마는 행운을 가져 온다고 한다. 새해 새아침 저마다 새로운 꿈과 희망으로 새로운 각오를 다짐한다. 대한교수협의회는 지난 계사년을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도행역시(倒行逆施)를 선정했다. 순리(順理)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말이다.

새해 갑오년을 맞이하면서 전미개오(轉迷開悟 )를 사자성어로 선정했다. 미혹으로부터 벗어나 깨달음을 얻자는 말이다. 지난 한해를 돌이켜 보면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파격적인 정책들로 국민들에게 많은 기대를 주는 듯 했으나 집권한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순리로부터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주의가 뒷걸음질하고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었으며 공안통치가 부활되는 조짐이 보이면서 민심이 이반되기 시작했다.

새해에는 역리로부터 순리로 돌아와 자유와 평등이 강물처럼 흐르고, 남북이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교류를 통해 민족의 대업인 국태민안과 평화통일의 토대를 쌓는 희망찬 한해가 되기를 소망하는 간절한 바람을 담은 것이 아닌가 싶다. 갑오년 새해는 말의 해를 반영하듯 많은 정치인들이 마부론을 화두로 삼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새해 신년사를 통해 청마의 해 서울시민의 마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지방자치 단체장마다 마부가 되겠노라고 다짐한다. 마부란 말을 인도하는 사람이다. 마부는 말에 탄 사람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말에 탄 사람이 주인이기 때문이다. 좋은 마부는 말에 탄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고 주인이 불편하지 않도록 원하는 목적지까지 좋은 길을 찾아 안전하고 편안하게 모셔야 한다. 만약 마부가 주인의 말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간다면 마부의 자격이 없다. 진정 마부가 되겠다고 한다면 주인의 입장에서 주인의 바람이 무엇인가 알아야 한다. 어떤 마부가 좋은 마부일까?

첫째 정당, 종교, 이념, 지역, 혈연 등으로 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마부는 주인이 어떤 사람이든 구분지어 차별해서는 안된다. 마부는 마부가 되는 것과 동시에 주인을 주인답게 모셔야 한다. 마부의 잣대로 주인을 대해서는 마부가 될 수 없다. 계층간 갈등은 마부의 가장 큰 해악이다.

둘째 창의적인 마부가 되어야 한다. 구태의연한 사고에 머물러서는 발전할 수 없다. 새로운 길을 찾고 개척해야 한다. 전시행정 이는 마부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셋째 마부는 담대해야 한다. 신라의 김유신은 자신이 좋아하던 천관사에 사는 기생의 집을 가지 않기 위해 애마의 목을 베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마부는 가는 길에 장애요인이 있다면 과감하게 척결해야 한다. 비겁하게 피하면 안된다. 무사안일이 마부의 가장 큰 부덕이다.

끝으로 마부는 공명정대해야 한다. 불편부당한 행정은 불신감을 초래한다.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의 불만을 사는 것은 더욱 안된다. 선심행정이 독이 되어 돌아 올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제 새로운 마부를 뽑아야 할 2014년 6.4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후보들은 저마다 이구동성으로 주민의 종이 되겠다고 외친다. 더 큰 종이 되겠노라고 앞 다퉈 큰소리로 약속했지만 선거 끝나기가 무섭게 말위에 올라 안하무인의 상전이 되어 버리는 모습을 넉넉히 보아온 터라 그리 신뢰 할 수는 없지만 여하튼 다시 한 번 믿어보기로 하자. 좋은 주인이 되어 좋은 마부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