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고] 멍청한 최고의 선택

이상진 기자  2014.06.18 21:33:12

기사프린트



이상진
/ 서울지방병무청장

 

남들이 보기에는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짓을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이 같은 선택을 통해 그 동안 알지 못하고 얻지 못하고 생각지 못한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다시 한 번 후회하지 않아?’라고 묻는다면 저는 당당히 말할 것입니다. 후회는커녕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 2012년 자원병역이행자 체험 수기 중에서 -

대한민국은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고 한반도가 지니는 특수성 때문에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높다.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군사력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이며, 정권이 변해도 이 점만큼은 결코 기조를 달리할 수 없다.

이러한 군사력의 기초는 병력(兵力)이며, 대한민국 남성 모두는 질병이나 심신장애가 심하거나 이민 등 국외거주사유로 병역면제가 된 사람 등을 제외하고는 병역(兵役)을 꼭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병역을 면제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질병을 치유하거나 국외영주권자로서 입영을 희망할 경우 자진하여 병역을 이행할 수 있는 자원병역이행제도를 도입, 건전하고 공정한 병역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1999년도부터 시행되어 오고 있는 질병치유 자원병역이행제도는 질병을 지닌 자가 적극적으로 질병을 치유하여 재신체검사를 통해 정상적인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고, ‘영주권자 입영희망원제도는 국외영주권자 가운데 입영을 희망하는 이들에 한해 군 복무의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로서 2004년도부터 시행되어 오고 있다.

이들은 군 복무 기간을 청춘의 낭비상실로 받아들이는 대신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찾는 적극적인 자기 계발의 시간으로 여긴다. 실제로 군대란 단순히 젊음을 썩히는 곳이 아니라 많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성장의 계기를 마련해주는 또 하나의 인생 학교라 칭할 만하다. 의존적 성향이 강했던 이는 자립성을 키우게 되며 개인의 이익에만 함몰되어 있던 이라면 대의를 이해하고 집단 속에서 자아를 절제하는 법을 배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 속에서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고 그러한 많은 경험들 속에서 비로소 자신의 꿈을 발견할 수도 있다.

또한 이러한 인원들에 대해 병무청은 당사자와 그 가족들을 초청하여 격려하는 행사를 매년 2회 실시하고 있다. 초청 행사에 참석한 자원병역이행자들은 하나같이 본인들의 선택에 자긍심을 느끼고 있었으며, 앞으로 충실히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이를 통해 얻은 경험들을 자기계발의 소중한 자산으로 삼아 전역 후 더욱 멋지고 당당하고 능력 있는 대한민국 남자로 거듭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병무청은 앞으로도 자원병역이행자들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격려할 것이며, 다양한 우대 방안을 강구하여 병역 이행이 참으로 숭고하고 자랑스러운 것이라는 인식을 사회구성원들이 널리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적극 앞장서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