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원(국민연금 YDP 자원봉사단 단장)
오래 전 나는 대학교수가 되려는 꿈을 키워 왔다. 그런 꿈을 키워 오던 중 본의 아니게 명예퇴직을 하게 되었고, 이후 7년을 대학에서 강의했으나 각 대학마다 교양학과가 폐지되면서 자연스럽게 실직자가 되었다. 이 무렵 나는 내가 연금수급대상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스갯소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민연금을 받는 나이가 되면 더 이상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고 남은 삶을 정리하는 사람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나 역시도 국민연금을 신청할 때 어르신 소리를 들으면서 왠지 모를 공허함과 허탈감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인생 100세 시대를 재앙이 아닌 축복의 삶으로 살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2의 인생을 좀 더 보람된 삶으로 살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몰라 주저하고 계신 분들에게 국민연금 영등포지사에 있는 국민연금 YDP(Young Dynamic Powerful) 자원봉사단을 소개하고자 한다. 국민연금 YDP 자원봉사단은 영등포지역 국민연금수급자라는 공통분모 속에서 지역사회를 위해 조직된 사회봉사단체이다. 지난 해 발기대회에서 14명으로 시작된 봉사모임은 현재 29명으로 성장하였다. 4개 조로 편성된 봉사단은 봉사활동과 더불어 분기별 교양강좌, 산악동호회 등으로 친목을 도모하며 사회봉사단체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매주 목요일이면 영등포장애인복지관에서 배식봉사활동을 하면서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봉사단원들과 매월 교양강좌를 통해 몸과 마음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미래의 희망인 청소년들과 함께 우리 문화를 이야기하는 등 체험 현장교육 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또 다른 행복의 삶을 살고 있다.앞으로는 배식봉사 외에도 재가장애인 1:1 멘토역할, 재가장애인 밝은 세상 보여주기, 장애인 권익옹호 활동 등 문화향유확대사업을 전개하며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지원하는 주체로서의 주민 리더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나 혼자만 따로 행복해지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한 달라이 라마의 말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혼자서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 이제는 남은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국민연금공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국민연금수급자가 약 34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상상이지만 이들 수급자 모두가 자원봉사단원이 되어 살맛 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주인공이 된다면 이 사회는 좀 더 밝은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그 동안 자신보다는 가족들을 위해 살아온 국민연금수급자들이 이제 남은 삶은 자신만의 보람된 삶을 위해 그간의 경험과 경륜을 사회에 기여하는 마음으로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했으면 하는 것이다. 자신은 물론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의 아름다운 모습을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