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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자전거 장려 정책, 교사들 나몰라라?

관리자 기자  2009.11.21 1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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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초·중 교사 절반 자동차로 출퇴근

자전거 전용도로 설치, 공공 자전거 시스템 도입, 자전거 택시 운영, 자전거 보관소 설치, 자전거 축제 개최, 주요 한강다리에 자전거 엘리베이터 설치 등 최근 서울시는 저탄소 녹색운동의 일환으로  자전거 이용활성화 대책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서울시의 홍보를 무색하게 하는 조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남재경 서울시의원(한나라당, 종로1)은 제219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서울시 관내 초·중학교 교사들의 출퇴근 형태를 조사, 전체 교사 중 자전거 출퇴근 비율이 전체의 1/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태를 지적했다.

남 의원은 최근 서울시내 초·중 교사의 출퇴근 형태를 도보, 자전거, 자가용, 대중교통 등으로 나눠 조사했다. 조사 결과 자가용을 이용한 출퇴근이 과반을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대중교통, 도보, 자전거의 순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의 경우 자가용 이용자는 전체의 44.4%를 차지하며, 대중교통 이용자는 36.5%, 도보 18%, 자전거 1.1%로 나타났다. 2009년 현재 서울시 관내 초등학교 교사는 총 24,997명으로 그 중 단 276명(1.1%)만이 자전거를 이용하여 출퇴근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강서교육청(52.0%)과 성동교육청(51.9%) 소속 초등학교 교사들은 절반 이상이 자가용을 이용하여 출퇴근 하고 있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최대 중점사업이라 할 수 있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에서도 자전거 길이 거론될 만큼 서울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자전거 장려 정책이 무색하게 느껴지는 결과다.

 

중학교는 총 18,644명의 교사 중 551명(3.0%)이 출퇴근시 자전거를 이용한다. 반면 자가용을 이용하는 교사는 초등학교 11,090명(44.4%), 중학교 10.760명(57.7%)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학교 교사들은 57.7%가 자가용을 이용하여 출퇴근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중교통 32.4%, 도보 6.9%, 자전거 3.0%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중학교 교사들의 자전거 이용률은 초등학교 교사들보다는 높으나 이 역시 전체의 1/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극히 저조한 참여율이다. 뿐만 아니라 중학교 교사들의 자가용 이용률은 초등학교 교사들의 자가용 이용률보다 13.3%나 높은 57.7%에 이른다. 강동교육청(62.8%)과 강서교육청(68.5%) 소속 중학교 교사들의 자가용 이용률은 특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중학교의 경우 자가용 이용률이 50%에 못 미치는 곳은 중부교육청(48.8%)과 성북교육청(46%) 등 두 곳 뿐이었다.

얼마 전 자전거 통학을 금지한 울산의 일부 학교가 문제가 된 바 있다. 당시 해당 학교들은 안전을 이유로 학생들의 자전거 통학을 금지했는데, 조사결과 학교 운동장은 교직원들의 차량으로 만원이었고, 학생들은 자전거보관이 여의치 않아 인근 도로에 다량의 자전거를 주차함으로써 시민들의 보행과 교통에 위협을 주는 수준이었다. 반면 대전의 기성중학교는 전교생과 교직원 모두가 자전거를 이용하여 등하교하고 있다. 이 학교 운동장에는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신입생은 '자전거 관련법규' '안전하게 자전거 타는 방법' 등을 익힌 후 자전거를 탈 수 있다고 한다.” 남 시의원은 자전거 이용의 상반된 사례를 이와 같이 설명했다.
 
남 의원은 또한 자전거뿐만 아니라 도보나 대중교통 등을 이용한 출퇴근도 함께 장려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 의원은 "서울시의 경우 인구가 많고 복잡한 출퇴근 여건과 교통상황으로 자전거나 도보의 이용률이 갑자기 높아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교육자의 입장에 있는 교사들이 먼저 솔선수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의 사고와 습관이 학생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환경문제가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들부터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과 자전거, 도보 등을 이용하여 환경오염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남 의원의 지적은 큰 여운을 남긴다. 남 의원은 향후 일선 교사뿐만 아니라 서울시 전체 공무원의 출퇴근 개선을 위한 구체적 정책을 서울시와 서울시 교육청에 요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