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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 매니페스토가 한국정치를 바꿀 수 있다

관리자 기자  2009.09.16 03: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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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 한국매니페스토연구소 설립추진위원회 이사장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총원우회장)

매니페스토란 무엇인가?

 

우리는 그동안 많은 선거를 치르면서 항상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민주화 조치이후 수많은 개혁조치가 이어졌지만 아직도 국민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부인할 수 없는 제도개혁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요구하는 정치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정당과 정치의 체질이 변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주의적 정치형태는 더욱더 정치의 후진성을 면치못하고 있다고 사료된다.
그동안 의회와 정당 그리고 선거제도 전반에 걸친 문제들은 많은 부분이 개혁되었으나 보다 중요한 정치세력이 경쟁하는 어떤틀을 만들 것인가를 제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선거에서부터 정권 운영에 이르는 정치 전과정을 한번 바꿔보겠다는 발상을 하지 못하고 지역선거에 함몰된 선거를 치르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 아닌가 사료된다. 따라서 매니페스토는 우리 정치개혁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첫 시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까지 한국정치는 선출된 대표는 국민으로부터 백지위임을 받은 것처럼 활동하고, 주인인 유권자는 대표의 이러한 행동에 손가락질 하면서도 선거때가 되면 정확한 계약서에 기초해 계약이행 여부와 향후 비전을 고려하지 않고 지역주의나 연고주의에 의거 자신의 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의 자화상이다.
유권자 입장에서 어느정당의 정책이 유권자의 입장을 잘 대변하는지 어느 후보자가 지역의 입장을 잘 대변하는지 그리고 각 당이 생산한 정책이 약속대로 잘 실천되는지를 평가할 수단이 있어야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대표에게 백지위임한 형태로 지속되어 오고 있다.
그러면 그 기능을 선거공약 즉 매니페스토가 담당해야함은 자명하다 하겠다. 그러나 우리의 선거공약은 선거때만 필요한 공약(空約)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유권자 입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백화점식으로 나열하고 장밋빛 공약으로 일관하고 선거가 끝나면 관심이 없는 오직 선거만을 위한 공약(空約)이 되고 있다. 이러한 우리 선거문화를 뜯어 고치기 위해서는 반응도 하지 않는 정치인, 정치인들만의 정치, 비전이 없는 정치를 반복하는 한국정치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그리고 정당간의 경쟁의 틀을 변화시켜 정치의 체질을 개선하고 어느지역은 말뚝만 꽂으면 당선되는 문화가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수있는 매니페스토를 선거문화에 도입하는 길밖에 다른 방법 없다고 생각한다. 정치의 수준이 국민의 수준 이라고도 한다. 이제는 국민도 변화해야하고 또한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아직도 생소한 매니페스토는 무엇이며 어떻게 평가하고 그럼 우리는 어떻게 선거문화에 도입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기로 하자.

그럼 매니페스토란 무엇인가?
‘매니페스토’란 선거시에 당선후 실현할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공약이다. 검증가능한 공약 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정책강령, 정권공약이라고도 한다. 매니페스토가 지금까지의 선거공약과는 다른점은 수치목표를 구체적으로 적시한 정책집이라는 것이다. 개별적인 정책에는 구체적인 목표, 실현방법, 실현기한, 재원 등이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몇 년간 범죄 발생률을 몇퍼센트까지 줄일 것이며, 이를 위해 어떤방법으로 재원은 어디에서 확보해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유권자와 후보자, 정당사이의 명확한 약속이다. 다시말하면 당선후에 정책이 검증가능한 약속이다.
매니페스토 공약 평가방법은 정당 및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은 일종의 계약서 이기도하다. 이러한 계약이 허위로 작성되었다면 그것은 유권자를 기만한 것이된다. 선거가 끝나면 당선자 및 정당은 선거기간중 매니페스토에 내걸었던 정책의 실시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매니페스토는 선거때만의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거 이후에도 실행과 검증과정을 거치는 하나의 사이클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세웠던 계획을 선거에서 심판을 받고 선거에서 승리하면 그 실행체계를 갖추어 즉시 실천으로 옮겨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실천과정을 평가해 유권자는 다음 선거에서 집권세력을 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유권자는 매니페스토에 의해 공약된 내용을 선거후까지 감시하고 결국 다음 선거에서 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매니페스토의 도입 목적은 정당으로 하여금 구체적인 정책목표를 명시하도록 함으로써 유권자의 선택을 정책선거로 견임함과 동시에 국민의 대한 책임성을 확보하는 그 목적이 있다. 또한 유권자의 측면에서는 선택의 기준이 종래와 같이 금권, 지역, 연고주의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보고 선택함으로써 선거문화를 한 차원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정치권에서도 매니페스토에 기초하면 정쟁에 골몰하지 않고 정책공약을 실현하는데 집중하게돼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선거가 정책선거가 됨으로써 막대한 돈을 들여 거대한 조직을 동원하는선거, 흑색선전과 상호비방의 네거티브(negative)선거운동을 지양하게 될 것이라 사료된다.
물론 이념과 정책에 기초한 생산적인 정책선거는 유권자의 의식변화와 정당후보자의 지역주의나 연고주의가 아닌 정책을 내걸고 국민에게 호소할 때 정책선거는 앞당겨질 것이며, 이는 제도적으로 개선될 문제이기도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매니페스토의 도입은 한국선거문화를 일신하고 생산적인 정치로의 도약을 위한 의미있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일부 시민단체에서 매니페스토운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 선거문화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은 지난 1996년 10월 정책선택의 일치를 제창하며 매니페스토 선거의 원리를 밝혔고, 이어 1997년에 일본중의원 공직선거법개정에 관한 조사특별위원회 등에서 매니페스토 도입에 관한 논의가 제기됐다. 그 후 2003년 통일지방선거에서 혁신파 지사인 현직후보들을 비롯해 매니페스토를 제시한 후보들중에서 7명이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되기도 했다.
따라서 우리도 선거문화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으로 매니페스토가 도입된다면 폭력적인 우리의 정치현실이 아니라 국민이 원하고 바라는 따뜻한 정치가 되지않을까 생각한다. 따라서 유권자의 적극적인 참여만이 선거문화를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