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중·고등학교 21회 졸업식
노장년층과 소외된 청소년들의 대안학교인 서울 성지중·고등학교(교장 김한태) 학생 864명이 지난 5일 강서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제21회 졸업식을 가졌다.
이날 졸업생(고 594명, 중 270명)들은 대부분 배우지 못한 ‘한’을 품고 입학한 학생들이다. 문제아로 찍혀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 아르바이트로 근근히 생계를 이어 온 어린 소년소녀가장 등 모두가 눈물겨운 사연의 주인공들이다.
특히 이날 졸업생 가운데 중·고교 4년 과정을 마친 박화순(76) 할머니. 이번 졸업식 중 최고령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결석과 지각 한 번 하지 않는 향학열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박 할머니는 허리디스크가 될 정도로 공부한 결과 수필작가로 문단에 등단(때로는 바람이고 싶다)하는 기염을 토했다. 향후 실버세대들에게 희망과 건강, 용기를 줄 수 있는 많은 문학 책 발간이 목표라는 박 할머니는 결국 배우지 못한 한을 풀었다.
이밖에도 방황하던 시기에 성지중·고에 편입해 운동을 시작하고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수상(보디빌딩 부문)한 추형주(20)군, 프로게이머로 활약하고 있는 이제동(19)군 등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이 참석해 졸업식장을 더욱 빛냈다.
김한태 교장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배움의 열정을 보여준 졸업생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며, 나아가 국가에서 반드시 필요한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오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