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 유감(遺憾)
지난 7월30일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치러졌다.
이번 선거는 사상 처음 주민직선제로 뽑는다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선거였다. 이날 투표 결과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32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선거가 역대 최저 투표율 15.3% 보다 0.1% 높은 15.4%를 기록하면서 대표성에 심각한 후유증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선거는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사상 처음으로 주민 직선으로 치루는 선거라는 점이다. 둘째, 정당공천이 배제된 선거이며 셋째, 2010년 지방선거와 통합하기 위한 22개월 짧은 재임 기간의 과도기적 선거이다. 넷째, 보수 대 진보, 전교조와 비전교조의 이념 대결 양상을 띠고 있다. 마지막으로, 후보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계속된 교육정책의 혼선으로 인한 유권자의 실망이 무관심으로 이어진 선거였다. 이상과 같은 선거환경은 이번 선거를 극도의 무관심과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808만4574명의 유권자중 124만433명 15.4%만이 참여해 선출된 서울시교육감은 5만5천명의 인사권과 6조원의 예산을 다루는 서울시 교육의 수장 일 뿐만 아니라 우리 교육의 정책방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두말 할 나위 없이 중차대한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지방선거에 편입을 위한 절차에 불과하지 않았느냐는 얘기를 듣기에 충분하다. 선거가 시작되기 전 부터 교육감선거 무용론이 끊이지 않았다. 정말 무모 하리 만큼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계획 없이 이루어진 졸속행정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선거를 극도로 무관심하게 만든 배후에는 정치권도 한 몫을 했다. 정당공천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야를 막론하고 당리당략에 따라 기회주의적인 작태를 여지없이 보여줬다. 따라서 교육정책과 공약이 사라지고 정치적인 이슈와 구호가 난무한 선거로 변질 시켰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정치인들의 각성과 아울러 정치권은 서울시교육감선거의 개선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에게 바란다.
서울시교육감은 서울시 교육의 전권뿐 아니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 의장을 겸직해 교육현장의 대통령으로 불린다. 공교육감은 수월성 교육의 강화를 위한 학교 선택권 확대와 특목고, 자립형 사립고 설립확대, 영어교육 강화, 교원평가제, 학교 선택제 등을 내세웠다. 공약을 착실히 실행함은 물론 교육수요자들의 진정한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 150만 서울 학생들의 꿈과 희망의 실현을 위해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교육행정이 계획되고 실천되기를 바란다.
치열한 선거 과정만큼이나 승부도 박빙이었다. 그만큼 교육의 변화를 갈망한다는 것이다. 뼈를 깍는 자기반성과 성찰을 통한 변화와 개혁을 하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하겠다. 이번 선거를 통해 2010년 지방선거에서 반면교사(盤面敎師)로 삼아 하루빨리 교육 수요자 모두가 수긍하는 선거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