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 고 - 햇볕과 북풍

관리자 기자  2008.06.03 03:07:00

기사프린트

김윤섭 (민주평통자문위원)

 

햇볕과 북풍이 만나 서로 자신이 강하다고 주장하다 마침 길을 가던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것으로 내기를 한다. 북풍이 먼저 나그네를 향해 강하고 차가운 바람을 불어대자 나그네는 자신의 옷을 두손으로 더욱 강하게 붙잡는다. 이어서 햇볕이 따스한 빛을 나그네에게 내려 쪼이자 나그네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옷을 벗어 던지고 물속으로 뛰어든다는 B.C6세기경 그리스의 이솝이 지은 우화의 내용이다.
문민정부때 공식적으로 사용된 햇볕정책의 이론적 바탕이 햇볕과 북풍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오늘 우리는 남과 북이 하나로 통일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과거의 통일정책이 냉전과 대립의 북풍과 같은 정책이었다면 지금은 화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햇볕과 같은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지난 5월21일과 28일 양일간 민주평통 영등포구협의회 주최로 통일시대 시민교실을 열었다. 강사들의 공통된 주제는 이명박 정부의 통일정책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각기 다른 의견을 개진하여 통일과 관련한 의견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통일 전문가들이 이러 할진데 일반 국민들은 더 물어 무엇 하겠는가. 남남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통일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건강한 통일정책을 만들어내는 풀뿌리와 같다. 하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통일은 어느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급변하는 세계질서와  통일을 향한 우리의 열망을 감안한다면 통일과 관련한 성숙한 의식을 수립하는데는  더 많은 시간과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일부 냉전시대의 논리를 주장해 한편 마음이 씁쓸하고 무거웠다. 북풍이 상호주의 원칙이라는 포장지에 싸여 보수의 의견을 대신하고, 햇볕은 화해협력이라는 이름으로 진보를 대변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통일! 모두가 구하고 바라는 것 이건만 속내는 사뭇 다르니 안타깝다.
햇볕이면 어떻고 북풍이면 어떠랴, 통일을 전제로 민족이 하나되고 국토가 하나됨에 눈높이를 맞춘다면 무엇이 문제랴? 부질없는 전략적, 정략적 욕심 때문은 아닐까? 자동차길이 열리고, 기찻길과 바닷길이 열리고, 하늘길도 오가는데 마음길은 언제나 열리려나. 왜 이다지도 먼가. 지금부터, 내가먼저, 작은것부터라는 카피가 생각난다.
그렇다.부자가 먼저 가난한 자에게, 강한자가 약한자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진정으로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하지 않겠는가. 스스로 옷을 벗을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햇볕을 거두지 말아야 한다. 통일! 그것이 호국영령들의 진정한 바램일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