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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씨앗이 나무가 될 때까지...

관리자 기자  2008.06.03 02: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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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현 경 (서울 영동초등학교 6학년 4반)

 

 “2008 서울 초등학생 금강산 통일체험한마당”에 참가하게 되었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순간부터 설레임과 걱정스러움이 출발 당일까지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각 학교에 한 명씩 선발되어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한 바람직한 통일관 배양과 금강산 현장 체험활동을 통한 민족공동체의식과 통일실현의지 함양이라는 목적으로 실시된 이 행사는 통일글짓기 대회와 그리기 대회, 그리고 소감문 쓰기 통해 학생들의 통일 의지를 고취 시키고자 시행되었다고 한다.
5월 19일 드디어 출발,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금강산 육로 관광은 낯설음과 설레임으로 버스 안에서 한동안 가슴이 쿵쾅거리는 흥분 상태에 있었지만, 옆자리에 앉으신 선생님의 자상하신 웃음으로 점차 편안한 기분을 가지고 바깥 풍경에 빠져들었다.
걱정됐던 처음 출발과는 달리 북측에 들어서고 나서는 ‘우리 민족, 왔던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안심이 됐다. 1년 전, 스카우트에서 와본 적이 있던 곳이라 기억이 많이 났다. 북측 군인들과 시민들을 보니 왠지 맘이 찡하고 낯이 익었다.
북측에 들어갈 때에는 해외에 나가는 것처럼 절차가 매우 까다로웠다. 이걸 직접 경험 해 보니 더욱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한반도는 하나인데, 대체 왜 같은 민족끼리 불편하게 서로 오고 가기 힘들게 해야 하는 것일까?
‘우주에서 보아도 한반도는 하나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이소연 언니가 지구에 착륙 한 뒤 가장 먼저 한 말이라고 한다. 어디 어느 곳에서나 보아도 한반도는 하나인데 왜 남과 북은 둘로 나뉘어져야 하는지 참으로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북측에 도착한 후 식사를 했는데 북측 사람들의 음식이 입에 잘 맞지 않을 거라는 내 생각은 빗나갔다. 밥은 서울에서 먹는 것과 비슷했고 종류도 다양했다. 특히 우리의 음식인 김치가 반찬으로 나왔을 때는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 사람을 본 것처럼 기뻤다. 서커스 공연은 전에 중국 여행 때 본 것과 내용이 비슷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 동포들이 하는 걸 보는 게 더 좋았다. 역시 우리나라 사람은 재주가 참 많은 민족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숙소에 들어와 금강산 체험활동에 대한 유의 사항을 듣고 화합의 장 “함께 해요” 라는 레크레이션 시간을 갖고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을 가지며 북한에서의 첫날을 보냈다.
둘째 날은 금강산에 있는 우리 나라 3대 폭포라는 구룡폭포까지 올라갔다 왔다. “금강산을 보기 전에는 천하의 산수를 말하지 말라”고 선조들이 금강산을 평했듯이 그 웅장한 산봉우리들이 나를 집어 삼킬 것만 같았다. 구룡 폭포의 떨어져 내리는 물소리의 장엄함에 가슴이 벅차 올라 발을 멈추고 잠시 눈을 감아 보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공기도 매우 맑고 나무도 많았다. 금강산은 봄에 온 산이 새싹과 꽃에 뒤덮여서 금강이라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선명한 초록잎을 눈에 담고, 입을 벌려 맑은 공기를 입에 넣으며, 고개를 들어 펼쳐진 아름다운 금강산을 잊어버리지 않게 마음에 차곡차곡 담아 보았다. 영어로 다이아몬드 마운틴이라는 별명이 잘 어울렸다. 숨을 크게 들이쉬면 마음까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평양냉면이 유명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식당에서 냉면을 먹어보고 싶었다. 금강산에서 내려 온 뒤 식당에서 냉면을 시켰다. 우리나라에 있는 식당과 달리 밑반찬을 조금씩 오래 주었고 내가 먹어오던 냉면과는 사뭇 다른 맛이었다. 살짝 간이 돼 있는 우리 냉면과는 달리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해 먹어야 했다. 처음에 약간 당황했지만 새로운 맛을 먹어봐서 기분이 좋았다.
따뜻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온정리 마을에 있는 온천을 찾았다. 물이 맑고 속이 다 보였다. 물이 매끈매끈했고 피부가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특히 야외 노천탕이 있어 북측의 공기와 함께 온천을 할 수 있었다. 
셋째 날은 예로부터 관동 8경의 하나로 이름 높고, 김일성 주석이 산책하러 다녔다는 삼일포에 갔다. 김일성 주석의 산책로였던 만큼 나무와 연못이 너무너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정리도 잘 되어 있었다. 공기도 좋았고 북측 주민들이 농사짓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더욱 뜻 깊었다.
삼일포를 돌아보고 북측과 남측 출입사무소에서 통행검사를 하고 남측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올 때와는 다르게 서러운 느낌이 드는 건 전쟁을 직접 체험하지는 못했지만 한민족인 우리가 언제든 만날 수 없는 상황에 있는 우리 민족의 설움이 느껴진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이번 금강산 통일 체험 한마당을 통해 통일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평소에 가볼 수 없었던 북측에 가 보고 북측 사람들을 만나고 인사하며 정을 느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