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두 용 (서울지방보훈청 보훈과장)
올해는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지 89주년이 되는 해이다. 임시정부는 일제의 식민통치를 정면으로 거부한 상징체계였으며, 민족의 대표기구로서 독립운동을 추진하면서 광복을 맞을 때까지 26년 동안 활동했다.
국권을 침탈당한 후 정부를 수립하려는 많은 시도들이 결실을 맺은 것은 3·1운동이 일어난 직후로서, 그 해 4월 10일 중국 상해에서 임시의정원을 구성해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하고 국체를 ‘민주공화제’로 한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4월 13일 임시정부수립을 대·내외에 선포했다.
이렇게 수립된 임시정부는 국내와 연계를 맺으면서 세력기반을 확보하고 독립운동에 대한 선전활동을 전개하면서 정보를 수집하고 대외적으로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전개했다. 또한 한편으로는 의열투쟁을 전개하면서 군대를 편성하고 일제와의 독립전쟁을 하기 위해 한인군관학교를 설치하였으며, 비행사 양성소를 설립해 운영하기도 했다.
1940년에는 광복군을 창설해 영국국과 대일전쟁을 수행하기도 하였으며, 미국의 전략첩보기관과 공동으로 국내 진입작전을 계획했으나 일제의 항복으로 실행하지는 못했다.
임시정부는 이처럼 다양한 활동뿐만 아니라 전제군주제에서 민주공화제로 바뀌는 민족사의 대전환을 이루었으며 국제사회에 한민족의 존재를 알리고 강인한 민족으로 인식케 했다. 그리고 민족사를 단절시키지 않고 그 맥을 계승하면서 한 민족의 주체의식과 민족주의를 성장 발전시켜 근대사회 형성의 원동력을 마련한 것도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이처럼 일제치하에서 우리민족이 나라 잃은 설움을 극복하고자 했던 임시정부의 다양한 활동을 생각해 보면 우리는 국가보훈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보훈이란 애국선열의 숭고한 뜻을 오늘에 되살려 국민역량을 결집하고 이를 통해 미래의 상징과 비전을 제시하는 국가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존속돼야 할 영역이다.
애국이나 보훈은 그리 어렵거나 형이상학적인 개념이 아니다. 국경일이나 기념일에 태극기를 게양하고, 집에서 가까운 현충시설을 찾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겨 보는 등 작은 것부터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에 예우와 존경을 갖는 작은 마음들이 우리사회를 좀 더 성숙한 사회로 발전할 수 있게 하는 정신적 주춧돌이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기념일을 맞이하면서 이런 작은 마음들이 모여 나라사랑의 큰 물줄기를 이루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