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여의도 코스콤 농성천막 강제 철거

관리자 기자  2008.03.19 03:07:00

기사프린트

노동계·시민단체 반발

지난해 6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 요구를 시작으로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앞에서 182일째 장기농성 중이었던 코스콤 비정규직 노조원들의 천막 농성장이 공권력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
영등포구청측 용역직원 200여 명은 지난 11일 오전 7시 절단기와 청소 차량 등을 동원해 대형천막 10여 개를 모두 걷어냈다. 이와 함께 경찰은 6개 중대 600여 명을 투입해 천막으로 접근하는 길 양쪽과 인접 도로를 완전히 봉쇄하고 구청측의 철거 작업을 지원했다. 결국 철거과정에서 용역직원과의 몸싸움으로 조합원 6명이 크게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구청이 철거에 나선 것은 불법가건물이 인도를 점유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말에 노조측에 철거를 요구했으며 이후 두 번에 걸쳐 강제 철거할 것임을 통보했다.
한편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이 공권력에 의해 강제 철거된 것을 두고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은 노정갈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천막 농성장이 철거되자 민노당과 진보신당 측은 즉각 성명서를 내고 강제철거진압을 규탄했다.
먼저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의 비정규 해법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저항을 폭력으로 짓밟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진보신당 쪽 역시 코스콤 비정규직 농성장 철거에 대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첫 강제진압”이라며 “영악하게도 경찰이 아닌 용역 직원들로 천막을 철거했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소리를 힘으로 막아버리려는 이런 시도는 기업과 노동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정부가 노사간 중재노력은 하지 않은 채, 강제철거라는 극단적·편파적 조치를 취한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코스콤 농성장 강제해산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벌어진 것으로 이명박 정부의 반노동자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청관계자는 “그동안 시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아 법과 질서를 지킨다는 차원에서 더이상 방관할 수 없어 철거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 오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