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봉 희(본지 편집자문위원)
풍요로운 계절 가을을 맞아 지난 10월 27~28일 양일간 뜻 깊은 여행을 영등포신문사 편집자문위원, 주부기자단 등 가족들과 함께 전라남도 영암의 월출산과 강진 해남 땅끝 마을까지 멋진 순례를 마치고 왔다.
소백산맥이 목포 앞바다로 뻗어가다 평지에 돌출된 잔구형태의 월출산은 천황봉까지 해발 809m로 이루어진 국립공원으로서 산 전체가 수석의 전시장이라 할 만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월출산의 최고봉인 정상에 오르면 3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평평한 암반이 있으며, 구름다리 또한 지상 120m높이에 건설된 길이 52m, 폭 0.6m의 국내에서 가장 긴 다리이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꽃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폭포수와 천황봉에 항상 걸려있는 안개와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을 자랑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멋진 월출산을 평생에 한번 오르지 못할지도 모르는데 구름다리에서 아쉬움을 뒤로한 채 내려와야 했다는 것이다.
다음날 일출을 보며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귤동에 자리한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생활을 했던 곳인 동암과 제사들의 유숙처였던 서암을 돌며 조선후기 대표적 실학자인 다산선생의 18여 년 동안 적거생활중 목민심서와 경세유표등 500여권의 방대한 책을 저술한 업적이 대부분 이곳에서 이루어 졌으며 이곳을 둘러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시대에 살아가는 나랏일을 보는 분들도 국민들에게 잘못을 했을 경우 아주 먼 곳으로 유배를 시켜 정신세계와 몸을 세탁할 수만 있다면 다산 정약용 선생보다도 더 훌륭한 정치를 펼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해남 대흥사라는 우리나라 사찰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는 절을 순례하며 사찰입구에서부터 왕복 1시간 30분가량을 걸으며 가을 절경을 만끽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도 돌아보며 꼭 산을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위대한 철학자이자 교육학자인 죤두이는 93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끊임없는 연구와 논문을 발표하면서도 언제나 늘 산에 오르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산을 사랑했고 “산에 오르면 다시 올라가야 할 또 다른 산이 보인다” 는 그의 말처럼 산은 정말 인생에 “새로운 길” 을 열어주는 밑거름이 되리라 믿으며 멋진 순례를 하였기에 꼭 기억에 남는 연수가 되었던것 같다.
앞으로 이런 기회를 통해 좀 더 많은 명산과 유적지답사와 옛 조상님들의 얼이담긴곳을 찾아 전국 순례를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 아주 좋은 느낌의 여행이었으며 1박2일간 신문사 가족들과 함께 한 시간에 큰 보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