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개월만에 또다시 중국을 방문했다.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한 중국의 동의를 구하고 대폭적인 경제지원을 얻기 위해서라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견해를 달리하고 싶다. 이번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방문은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 중에 일어나지 않았는가? 그것도 대낮이 아닌 새벽 0시에 말이다.
나의 상식적인 생각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결례가 아닐 수 없다. 왜 그랬을까?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 목적이 겉으로는 북한에 억류중인 곰즈의 석방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모르긴 하지만 평양을 방문할 때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도 사전에 약속되어 있었다고 보아야 옳지 않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김정일 위원장이 카터와의 면담을 외면하고 후진타오 휴가지로 중국에 간 것은 카터와 김정일의 면담을 내면적으로 반기지 않는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보이지 않는 북·중간의 대결구도가 더 심화될 것을 우려해서 순간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197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김일성 주석은 미·북관계 진전에 대한 대가로 비핵화 약속을 하면서 대결국면을 협상국면으로 전화하는데 카터의 방북을 활용했다.
이번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이 그랬듯이 미국과의 대결국면을 피하고 획기적인 제안으로 미국관계가 정상화되는 기회로 삼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그러나 북·중 우호관계를 바라지 않은 중국 지도부가 북·중 우호관계를 내세워 카터와 김정일 위원장의 대화를 차단하기 위해 초대했다고 볼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기대와는 달리 곰즈만을 데리고 씁쓰레 돌아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