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에서 무덤까지’
학창시절 서구선진국들의 복지정책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라는 표현으로 교과서에서 배웠던 기억이 난다. 지상낙원으로 그 나라들을 상상하며 어린 마음에도 부러운 마음이 들었었는데 요즘 우리나라의 복지정책들도 차츰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6세 미만 어린이가 입원하면 본인부담금이 2006년부터 이미 없어졌고 외래진료비도 빠르면 올해 7월부터 절반으로 내리기로 했다는 보도를 보았다. 또한 아동들에게는 청력검사와 혈압측정, 자폐증 검사 등의 건강검진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하니 어린이들의 진료비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감기 같은 가벼운 질병에 대해서는 혜택을 줄일 것이라고 한다. 당장 큰 병을 앓는 환자가 없는 가정의 다수의 사람들은 불만을 토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복지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암환자에게 지급된 건강보험 지출액이 1조 1059억원인데 감기환자들이 쓴 건강보험 지출액이 무려 1조1059억원이라고 한다. 암환자에게 지급된 금액과 맞먹는 액수다. 우리가 가볍게 생각하는 감기 정도의 건강보험 지출액이 그렇게 큰 부분을 차지하리라고는 생각 못했었는데 참으로 놀라운 수치다.
건강보험재정이 충분하다면 가벼운 질병이나 중증질환 모두 혜택을 늘리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건강보험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건강보험의 원래 목적대로 중증질환에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은 듯하다.
감기 같은 가벼운 질병으로 가정경제가 무너지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가정파탄의 두 번째 요인이 의료비 지출 때문이라고 하니 이러한 건강보험 지출구조를 변경하여 중산층이 최하층으로 전락하는 사태를 막아야겠다.
2008년 7월부터는 65세 이상 치매 중풍 등 노인성 질환에 대해여 노인요양보험이 실시될 예정으로 지금 시범사업이 실시되고 있다. 노인요양보험의 전면 시행은 노인성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덜어줄 것이다. 빠른 속도로 노령화 사회가 진행되는 현추세로 볼 때 노인요양보험의 시행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 생각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완벽한 복지제도를 아직은 갖추지 못했지만, 우리나라도 점차적으로 선진국형 사회복지국가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복지분야에 관계하는 모든 분들의 노고가 결실을 맺어 사회복지 선진국으로 거듭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