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고 - ‘그리운 N형!’ 김 윤 섭 (민주평통영등포구협의회 간사장)

관리자 기자  2007.06.14 04:51:00

기사프린트

분단 오십여성상 (分斷五十餘星霜)

그리운 N형! 오천년 지기(知己) S입니다.
N형과 헤어진 지도, 어언 오십여 성상(星霜)이 흘렀구료.
세월이 흐를수록 커져만 가는 그리움은 무슨 까닭입니까?
단순히 인연 때문만은 아닌 듯 싶습니다.
N형 생각에 하얗게 새우는 밤이 부쩍 많아 졌습니다.
N형! 돌이켜 보면 후회가 막급(莫及) 합니다.
그 지긋지긋한 일제 36년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해방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더 큰 아픔이 우리 앞에 다가 왔지요. 그것은 실체도 모르는 이데올로기 였습니다.
N형은 좌익(左翼)에 나는 우익(右翼)이라는 환상(幻想)에 빠져 그저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헤어져야 했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서로 총을 겨누는 어처구니없는 선택을 강요받았습니다.
N형! 보고 싶습니다.
애정(愛情)이 애증(愛憎)이 되어, 서로 등지고 살아온 세월을 누가 보상해 주겠습니까? 거칠 것 없이 날아드는 철새처럼 우리도 새가되어, 저 평화로운 하늘을 자유로이 날고 싶습니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우리도 물이 되어, 분단(分斷)없이 하나가 되고 싶습니다. 하늘도 트이고 강물도 막힘없이 흐르는데, 우리만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어제는 꿈속에서 N형을 만났지요.
우리가 함께 말을 타고 넓은 대륙(大陸)을 힘차게 달리는 모습이, 생시(生時)처럼 생생합니다. N형과 나는 셋이 되었다가, 둘이 되기도 하고, 때론 넷이 되었다가, 하나가 되기도 했습니다. N형! 어쨌든 그렇듯 크고 작은 우여곡절(迂餘曲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나의 나라와 하나의 핏줄로 오천여년(五千餘年)을 함께 하였습니다.
N형도 S의 꿈을 꾸십니까?
이토록 간절함이 나만의 그리움입니까?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고 생각합니다. 구곡간장(九曲肝腸) 끊어지는 분단의 고통은, 이제 이 세대에서 마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N형도 동의(同意)하리라 생각합니다.
N형! 산야가 푸르름을 더 할수록 지난 6.25의 아픈 기억도 되살아납니다
이제 그만 잊어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어렵군요.
우리를 가르던 이념의 벽도, 신록 속에 덮였으면 좋겠습니다.
헤어짐의 아픔도, 기다림의 눈물도 초록으로 지웠으면 좋겠습니다.
N형! 오늘의 여명(黎名)에 기도(祈禱)했습니다.
하나님! 정녕 이 민족의 분단(分斷)이 어느 때까지 입니까?
이민족의 아픔을 어느 때에 위로하시려 하십니까?
정녕 이대로 아비의 가슴이 숯이 되고, 어미의 눈에 눈물이 마르기까지 하시렵니까?
하나의 하늘과 하나의 땅에서 하나의 이름으로 살게 하옵소서.
N형! 금년한해도 우리 문제로 남북이, 남남이 분주 하겠지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가슴이 시려오고, 눈시울을 적시던 동족애(同族愛)와 서로를 타도의 대상으로 총을 겨누며 살았던 반민족적 이중 의식을 극복하고, 백두에서 한라까지 도로와 철도가 개통되고 바다와 하늘 길이 열려, 화해(和解)와 협력(協力)의 시대로 평화통일(平和統一)의 기반이 조성되는 원년(元年)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N형! 꿈속에서 라도 자주 만나기를 기원(祈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