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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이 경 수 (영등포미래포럼 상임대표)

관리자 기자  2007.05.25 0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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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의 근원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하나의 이름으로 존속한 나라는 어디였을까? 정답은 로마(Rome)제국이다. 로마제국은 기원전 8세기 경 로물루스 형제에 의해 건국 된 이래, A.D. 395년 데오도시우스 황제 사후(死後) 로마를 동서로 분리하여, 수도를 로마(현재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로 한 서로마 제국은 A.D. 475년에 멸망하였고, 수도를 콘스탄티노플(현재 터키의 도시인 이스탄불)로 한 동로마 제국이 1453년에 멸망하였으니 무려 2,300년간 국가가 존속되었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역사상 가장 커다란 영토를 가졌던 나라는 어디였을까? 그 역시 정답은 로마이다. 로마는 전성기 시절 서쪽으로는 지금의 영국 본토인 브리튼 섬으로부터 동으로는 지금의 이란 근처까지 중·남부 유럽 전역과 서남아시아 일부, 북 아프리까 까지 달했으니 지구의 1/3 정도가 로마 영토였다.
이렇듯 로마가 강대한 국가로 성립된 이유는 무엇이고, 이렇듯 막강했던 로마가 멸망한 원인은 무엇일까? 수많은 학자들이 이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발표하였고, 지금도 그 연구는 지속되고 있지만 필자의 견해는 단 두가지의 통치이념이자 사회윤리로 정의한다.
그 첫째는 Cosmopolitanism이다. 우리 말로 번역하면 사해동포주의(四海同胞主義)로서  온 세상 사람들이 다 같은 동포라는 개념이다. 이는 로마제국의 정치철학인 스토아주의 이념에서 나온 것으로서, 로마는 기존의 관념을 깨고 전쟁에서 패배한 패전국의 국민들을 죽이거나 노예로 삼지를 않고, 그들로 하여금 로마법을 준수하고 로마에 적절한 세금을 내겠다고 하면 그들에게도 로마 시민권을 부여하여 로마 본토인들과 동등한 대우를 약속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치권을 부여하였다. 로마는 이 이념을 기반으로 하였기 때문에 전쟁을 통해 영토를 확장하였어도 극렬한 독립투쟁이 일어나지 않았고, 일부 국가들은 스스로 로마제국에 편입되기를 원하기도 하였다.
두 번째는 Noblesse Oblige로서, 우리 말로 번역하면 귀족 또는 사회지도층의 의무라 할 수 있다. 흔히 로마군대를 무적의 군단이라 하는데 그 원인이 바로 이 원칙에 충실하였기 때문이다. 즉, 초기 로마군대는 징병제(국민 개병제)를 원칙으로 하여 국민의 기본 의무로 정하였고, 특히 그 장비를 국가가 마련해 주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마련하였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귀족이나 부자들은 갑옷과 투구, 칼이나 심지어는 그 비싼 말을 살 수 있어 기마병 또는 장교가 될 수 있었고, 중산층은 말을 살 수 없었으니 일반 보병이 되었고, 서민들은 보급병의 역할을 하였다. 그런데 고대 전투의 양상을 보면, 최우선적으로 기마병들이 가장 먼저 전투의 최 일선에 서 전투의 승기를 잡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기 때문에 전쟁에서 가장 먼저 나는 희생자는 당연히 기마병인 귀족의 자제들이었다.
따라서 로마에서 가장 존경받는 귀족 가문은 전쟁에 나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느냐가 기준이 될 정도였다. 따라서 로마에서는 관습법으로 독자나 막내아들은 가문을 잇기 위해 병역을 면제받았고, 이 마저도 부끄럽게 여겼던 귀족들은 면제받은 아들 몫으로 대신 싸워줄 사람을 구했으니 이가 바로 용병제의 기원이다. 이런 전통으로 로마군대는 무적의 군대로 성장할 수 있었고, 대제국을 건설 할 수 있었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로마제국이 강성해지자 귀족들이 나태해져 결국 멀쩡한 아들도 병역을 면제받기 위하여 용병을 사서 대신 병역을 맡기게 되는 폐단이 발생하였다. 즉 귀족의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쥬가 무너져 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475년 서로마 제국은 그들이 국방을 맡겼던 용병대장 출신 오도아케르에 의해 멸망하게 되었고, 동로마제국도 오스만 터어키의 침공에 의해 멸망하게 되었다. 결국 로마제국은 코스모폴리타니즘과 노블레스 오블리쥬에 의해 대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지만 이 전통이 무너짐으로 해서 멸망하였던 것이다.
코스모폴리타니즘은 근대세계에 와서 평등권 사상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노블레스 오블리쥬는 지금도 솔선수범이라는 서양세계 리더십의 근본이 되고 있다. 워렌 버핏이나 빌 게이츠가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하는 점,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아들이 6.25전쟁에서 전사한 것, 영국의 왕자를 이라크에 파병한다는 것 들이 모두 노블레스 오블리쥬의 실천이자 진정한 리더십을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삐뚤어진 자식사랑이나, 일부 연예인과 운동선수들이 병역을 회피하기 위해 각종 편법을 사용하였다는 보도, 강남 부유층 자제들이 병역을 면제받기 위하여 이중국적 등 각종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보면 한국 사회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쥬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더구나 우리는 핵으로 무장한 북한과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