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윤 섭 (서부소상공인지원단 회장)
소설(小雪)이 지났다. 스무째 절기가 찬바람을 타고 어느새 겨울을 재촉하고 있다. 몇일전 영등포 중앙시장을 지나다 주위를 살펴 보니 영등포의 대표적인 시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한가해 한편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늘이 깊게 드리운 시장 한켠에서 좌판에 기대어 졸고있는 노상(老商)의 시름이 깊다. 지난날을 회상하니 감개가 실로 찹찹하다.
영등포 소상공인들이여! 지금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지난날의 영화(榮華)를 되돌아 보고 계십니까? 아니면 오늘을 한탄하고 계십니까? 앞으로 다가올 장래를 위해 고민하고 계십니까? 동대문 상권, 남대문 상권, 영등포 상권은 개발시대 서울의 대표적인 상권들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동대문 상권과 남대문 상권은 시대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잘 적응하고 있는 반면 영등포 상권은 시대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위기를 맞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먼저, 과거의 영화를 잊어야 한다. 지난 영광에 발목이 잡혀 현실을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 주변 지방자치 단체는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영등포는 아직도 꿈속을 헤매고 있는 형국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에 맞는 영등포적 지방자치 토착화(永登浦的 地方自治 土着化)를 해야 한다.
둘째, 지역주민은 기득권을 유지 하려는 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영등포를 다니다 보면 중국의 어느 도시를 걷고 있는 느낌이 든다. 70, 80년도와 2006년이 공존하는 100년이 넘는 유서 깊은 도시, 어디 영화에서나 봄직한 풍경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언제까지 우리들의 삶의 터전을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대승적(大乘的)인 견지에서 이기심을 버리고 상생(相生)의 길을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셋째, 관리(官吏)들이 혁신되어야 한다. 관리들은 과거와 다르게 많이 개혁되었다. 적어도 시각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마음의 혁신이 필요하다. 무사안일을 창조적 도전으로, 전시행정을 실용행정으로, 철밥통이라는 오명을 씻고 존경받고 사랑받는 관리로 환골탈태(換骨奪胎) 해야한다. 영등포는 참 할일이 많은 곳이다. 그래서 관리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영등포의 미래가 결정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영등포 소상공인이 변해야 한다. 소상공인은 영등포 경제의 실뿌리이다. 실뿌리 경제가 튼튼해야 영등포 경제가 산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올바로 인식하고 현실적 대안을 찾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소상공인들의 대동단결을 감히 제안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소상공인이여! 분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