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진 (본지 편집자문위원·에코엔탑 대표이사· 경기공대 청정환경시스템과 겸임교수)
매년 봄철이면 찾아오는 달갑지 않은 기상현상인 황사(黃砂)는 올해도 3~5월쯤 몽고 및 중국대륙의 사막지대와 황하강 유역의 황토지대에서 발생한 흙먼지가 바람에 의해 떠다니거나 낙하하여 시정장애 및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일으킬 것으로 생각된다.
연례행사처럼 일어나는 이 현상은 바람에 의해 퇴적된 모래와 진흙이 섞여 만들어진 황토지대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대체로 건조지대에서 모래폭풍과 같은 바람에 의해 일어난다.
중국 타클라마칸사막과 몽고 고비사막에서 발생한 미세한 흙먼지는 바다를 건너 강한 바람이 일면서 모래 또는 먼지 입자가 공중으로 올라간다. 올라간 입자 가운데 크고 무거운 것은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하고 부근에 떨어지지만 작고 가벼운 입자는 대기 상층까지 올라가 떠다니다가 상층기류를 타고 바다를 건너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반도와 일본, 미국 본토, 심지어 알래스카 북쪽 해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황사는 중국의 빠른 산업화에 따라 공해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는 경우가 많아 봄철 건강을 위협하는 주범으로 황사에 대한 대책을 여러 측면에서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
황사의 주요 구성 물질을 보면 예전보다 철, 망간, 니켈 등이 높게 측정되고 있다. 이는 황사의 주성분이 토양입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중국의 빠른 산업·현대화에 따라 여러 가지 조성을 포함한 미세한 분진(흙, 먼지 부유물질 등)과 실리콘, 알루미늄, 칼륨, 칼슘 등의 농도를 더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물질들은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에 의하여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등을 생성하게 되며, 자연 대기 중에 존재하고 있는 수증기(H2O)는 황산화물과 반응해 PH5.6 이하의 약산성으로 비를 내리기도 한다. 이러한 황사 현상은 일상생활에 어떠한 피해를 주고 있을까?
대기 중 떠다니는 입자상 물질인 황사는 숨을 쉴 때 콧속의 점막으로 들어가 과민반응을 일으키며 이는 콧물, 재채기, 코막힘, 코 가려움, 두통 등을 동반하는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악화된다. 또한 기관지 천식과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 후각 장애, 코 답답함, 눈물 과다, 목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대부분 체질이 허약한 어린이와 노인에게 많이 발생하게 된다. 황사로 인한 피해는 또한 각결막 상피세포를 덮고 있는 막을 자극해 눈에 손상을 주기도 한다.
특히 알레르기성 체질인 사람은 모래 먼지에 중금속이 과민 반응을 일으켜 증세가 더 심각해 질 수 있으며 이 때문에 황사 먼지가 눈에 들어가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눈이 시림, 가려움, 충혈, 끈적끈적한 눈곱과 눈물이 나오는 등의 피해를 보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증상은 일종의 알레르기반응이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만큼 외출을 삼가 하는 것이 황사로부터 피해를 줄이는 최상의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부득이 외출해야 할 경우에는 보호안경을 끼고, 귀가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눈과 콧속을 깨끗이 씻어 내야한다. 이때 소금물은 눈을 자극하므로 피해야 할 것이다.
특히 평소 안구건조가 있는 사람이라면 인공눈물을 수시로 점안하는 것이 필요하며,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렌즈를 평소보다 더 깨끗이 세척해야 한다.
이 처럼 황사로부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또 무엇이 있을까?
‘귀가 후에는 반드시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한다’,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고 실내의 습도를 적당히 유지한다’,‘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쓰고, 외부 미세먼지가 실내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을 닫는다’.‘실내공기의 정화를 위해 집안 청소를 자주 하는 등 생활 주변에 방치된 먼지나 토사를 제거 한다’.‘외부에 노출된 채소, 과일 등의 농수산물은 충분히 세척 후 섭취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하며 식품가공 및 조리 시에도 철저하게 위생관리를 하도록 해야한다’.‘황사 피해를 막기 위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집에서 되도록 놀 수 있도록 하며 봄에 유행하는 환절기 바이러스인 풍진, 홍역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 황사의 발생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매년 15~20회 이상 발생하던 황사 현상은 5~10회로 발생 빈도가 줄고 있으며, 황사로 인한 피해 현상 또한 줄어들고 있다.
이는 타클라마칸사막과 고비사막에 인공 호수를 만들고, 수십만 그루의 나무를 지속적으로 심고 가꾸어온 결과가 아닌지 믿어 의심치 않는다. 비록 발생원이 한국은 아니지만 한국의 각 봉사단체에서는 황사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자 타클라마칸사막과 고비사막에까지 원정을 가 나무 한 그루를 심고 가꾸는 행사를 정기적으로 꾸준히 실천해 오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