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글루코사민은 무엇인가?

관리자 기자  2006.02.17 03:43:00

기사프린트

김경수 (영등포병원 정형외과 과장)

정통 의학적 방법으로 치료받아 온 만성질환자의 상당수는 그동안 뚜렷한 치료효과도 없이 계속된 약물 복용으로 크고 작은 부작용에 시달려왔다. 이런 환자들 중에는 눈에 띌 정도의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워도 부작용이 적은 건강기능식품에 기대는 게 차라리 낫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
대표적 만성질환의 하나가 관절염이다. 관절에는 쿠션 역할을 하는 부드럽고 매끄러운 연골이 있어 단단하고 거친 뼈끼리 서로 맞부딪치는 것을 방지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그동안 많이 사용한 관절의 연골이 닳아 없어져 뼈끼리 서로 부딪치게 되고, 이에 따라 염증과 통증이 생기면서 관절 운동도 잘 안 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한다.
관절염은 우리 몸의 140여개 관절에 모두 생길 수 있지만, 체중이 가장 많이 실리는 무릎에 생기는 관절염이 대표적이다. 한번 닳아 없어진 관절 연골은 재생시킬 수 없으므로 관절염은 완치가 어렵다. 진통소염제를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 또는 하이알루론산을 관절에 주입하는 것이 주된 치료법이다. 하지만 이런 치료법은 일시적으로 통증을 가라앉히고 관절염 진행을 지연시킬 뿐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다. 더구나 스테로이드 주사로 알려진 일명 ‘뼈 주사’는 일시적으로 관절염을 호전시키지만, 남용하면 오히려 뼈를 망가뜨리고 고혈압 등 각종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개의 관절염 환자들은 그때 그때 통증을 완화하면서 살아가다가 통증이 매우 심해지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다. 수술을 꺼리는 환자들은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 동안 고통스럽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런 환자들을 파고든 것이 바로 글루코사민과 같은 건강기능식품이다. 
글루코사민은 인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당(糖)과 아미노산이 연결된 형태의 물질이다. 글루코사민은 관절 연골의 주요 성분으로 손톱과 머리카락의 구성성분이기도 하다. 연골은 물과 콜라겐, 프로테오글리칸으로 이뤄져 있는데, 글루코사민은 콘드로이틴과 함께 프로테오글리칸의 기본 성분을 이루는 물질이다.
젊을 때는 글루코사민이 체내에서 잘 합성돼 만들어지지만 나이가 들수록 합성능력이 떨어진다. 그러면서 관절 연골이 닳아 없어져 관절염으로 악화된다. 관련 업체들은 바로 이때 글루코사민을 보충해주면 관절이 닳아 없어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며 글루코사민 성분이 함유된 제품들을 제시한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합성성분 ‘글루코사민 황산염’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게나 새우 껍데기에서 추출한 키토산을 한 번 더 가수분해, 체내에서 흡수되도록 만든 게 글루코사민 황산염이다.
제조사들은 글루코사민이 관절 연골의 생성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퇴행성 관절염의 통증을 완화하고 기능을 향상시킨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연골을 재생시킨다는 증거는 없다. 다만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보통 하루 1500mg씩 3~6개월 간 꾸준히 복용하면 퇴행성 관절염의 통증이 완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글루코사민은 무엇보다 속 쓰림 같은 부작용이 있는 일반 진통소염제와 달리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전문가에 따라서도 글루코사민의 효능에 대한 신뢰도는 차이를 보인다. 우리 몸의 관절연골 성분을 보충하는 것이므로 일종의 비타민을 먹는 것처럼 꾸준히 복용하면 관절염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가 일부 있다. 하지만 먹으면 금세 하나도 아프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복용기간도 최소 1~2년은 돼야 효과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관절염에 쓰이는 약보다 효과가 신속하거나 탁월하지 않아 굳이 권하지 않는다는 의사도 적지 않다. 이들은 그저 환자가 글로코사민을 원할 경우 ‘나쁘지는 않다’고 말할 정도라는 것. 효과는 분명치 않은데, 그렇다고 특별한 부작용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복용해도 굳이 말릴 이유는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주성분을 갑각류의 껍데기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게나 새우 등에 알레르기가 있으면 글루코사민에도 알레르기를 보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기본적으로 단당류이므로 당뇨병 환자도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