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과 함께한 특별한 등반
글· 김 덕 선(당산동5가 삼성래미안산악회 회장)
당산동5가 42번지 4차 ‘삼성래미안산악회’는 병술년을 맞아 특별한 산행을 계획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했고, 산악회 회장인 나와 조환 총무, 이성권 산악대장, 이미경 간사 등의 임원진은 노인정을 찾아 어르신들을 찾아 뵀다. 1월 14일 삼성래미안산악회의 강화 의령산~마니산코스로 이어지는 등반 때문이었다.
그렇게 병술년을 시작하며 특별한 등반이 시작됐다. 단군성조께서 ‘홍익인간’을 개국이념으로 삼아 국태민안(國泰民安)의 제례를 올렸다는 첨성대에 도착했을 때 들여다본 시계는 오후 1시를 막 지나고 있었다.
수백명의 등산객들이 웅성거리고 도처에서 모여든 다양한 단체들의 병술년 기복제가 곳곳에서 열렸는데 그건 마치 축제와도 같았다. 그 현장에서 우리 산악회원들은 다양한 종교를 인정하고 있는 이 나라와 이 땅의 무속신앙 뿌리가 여전히 건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 한 사람도 거부감 없이, 갈등도 미움도 교만도 없는 자연 속의 때 묻지 않은 마음가짐이 정말 사람 마음을 자연스레 흐뭇하게 해 줬다.
힘들게 운반해온 제수와 음료를 서로 나누며 새해의 행운을 서로에게 전하는 산악인들의 아름다운 이 모습이 우리 사회에도 연결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니, 새해를 맞으면서 그 심정은 더욱 간절했다.
힘겹기는 했지만 산악회원 모두 부푼 기대를 안고 올라간 정산은 더없이 아름다웠다. 그리고 이날 등반에 오른 어르신들의 나이가 회자되었다. 팀마다 서로 자기 팀의 어르신이 많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당당하게 산에 올랐다며 뿌듯한 자랑을 늘어놓는 가운데 우리팀의 한규철 어르신과 조운제 어르신의 소개가 이어졌다. 각각 87세와 83세의 고령인 두 어르신의 소개로 일순 장안은 조용해졌다. 특히 한규철 옹이 “험난한 코스라는 건 예상했다. 그럼에 도 의심반 자신반으로 도전하게 됐고, 산에 오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는 소감을 밝히자 모든 회원들은 박수갈채를 보내며, 정상까지의 등반완주를 축하했다.
산은 정말 인간에게 거짓이 없고, 숨김이 없었다. 아울러 화합을 다지고 꾸밈없는 마음으로 돌아가게 하는 때 묻지 않은 순결한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산은 웃음과 기쁨, 행복이 가득한 곳이었다. 그렇게 우리 산악회원들은 자연 속에 파묻혀야 사람다워진다는 진리를 깨달으며 어둑해지는 하산길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