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안개-스모그(Somg)
이 성 진 (영등포신문 편집자문위원·에코엔탑 대표이사· 경기공대 청정환경시스템과 겸임교수)
지난 13일 서울·경기지역에는 봄비와 같은 겨울비가 내렸다. 그러다 보니 가시거리가 얼마 되지 않는 몇 미터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안개가 짙게 드리워졌다.
안개는 자연대기 중에 항상 존재하는 응결핵(대기 중에서 수증기의 응축이 시작되는 고체나 액체형태의 작은 입자)에 물방울이 응결됨으로써 형성된다고 한다. 새벽에 생긴 안개는 해가 뜬 후에 증발해서 없어져야 하지만 대기 중에 여러 오염물질들로 인해 증발되지 못하고 남아 있게 된다. 이를 ‘스모그 현상’이라고 하는데 공장이나 자동차, 가정의 굴뚝에서 나오는 매연(연기)이 안개와 어우러져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를 쉽게 공식으로 표현을 한다면, 「연기(Smoke) + 안개(Fog) = 스모그(Smog)」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안개와 구름은 어떻게 다를까?
안개도 구름도 그 구성입자는 미세한 물방울이므로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편의상 지면에 접하고 있는 것을 안개, 공중에 떠있는 것을 구름이라고 한다.
등산을 자주하다보면 산 정상에 걸려있는 것이 안개인지 구름인지 의문이 생긴다. 이 경우 산 정상에 서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산 지면에 접하고 있으므로 안개라고 할 수가 있고, 산 아래 지면에서 정상을 쳐다 볼 때에는 구름으로 덮여 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안개와 구름은 생성방식이 상당히 다르다. 안개는 보통 지표면에서의 열의 출입이나 수증기의 보급 등으로 발생하지만, 구름은 공기 덩어리가 상승할 때 냉각되어 발생한다. 이러한 안개는 공기 중 매연(연기)과 혼합되어 스모그현상을 일으키는데, 스모그 현상은 크게 ‘런던형 스모그(London Type Smog)’ 와 ‘로스엔젤레스형 스모그(L.A Type Smog)’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런던형 스모그’는 겨울철 이른 아침에 무풍지대 및 기온역전(대기는 보통 상공으로 갈수록 기온이 낮아지나 경우에 따라서 상공으로 갈수록 기온이 높아지는 경우)지대에서 주로 발생하며, 주 오염원은 석탄계 연료로써 공장의 매연, 가정 난방의 배기가스 등이 그것이라 하겠다. 주로 석탄의 연소를 통해서 대기로 유입되는 매연·아황산가스·일산화탄소 등이 안개와 합쳐지면서 만들어지며, 스모그로 인한 시정거리는 100m 이하로 주 오염성분 중 아황산가스 및 부유분진은 호흡기자극·만성기관지염·폐렴 등 심장질환을 유발하고, 1952년 12월 스모그 발생 1개월간의 사망자수가 4,000여명에 이르는 대기오염 사건이 있기도 했다.
‘로스엔젤레스형 스모그’는 ‘광화학 스모그’라고도 하며 햇빛에 의한 영향으로 주로 주간에
발생하며, 8~9월의 더운 여름철에 광화학 반응에 의하여 생성된다. 주 오염원은 석유계 연료로써 급격한 인구의 증가 및 자동차의 증가, 연료소비의 증가로 인한 탄화수소(HC) 및 질소산화물(NOx)·오존 등의 발생이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스모그로 인한 시정거리는 1Km이하 정도로서 주 오염성분 중 탄화수소와 질소산화물, 오존은 눈, 코, 기도의 점막자극, 시정악화, 식물 및 고무제품의 노화(손상)현상을 일으키는 피해를 일으킨다. 오늘날 서울의 하늘에서는 이 두 개 스모그가 모두 나타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로스엔젤레스형 스모그’현상에 의한 피해가 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지난 1991년 12월 10일 구로구 전철노선이 30분간이나 철도청 구로기지변전소의 정전사고로 전철이 운행되지 못한 사건이 있었다. 구로 공장지대에는 황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화석연료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공장들이 많았고, 이로 인한 아황산가스의 발생과 많은 차량의 운행으로 인한 배기가스의 원인으로 구로기지 변전소의 아연도강선이 부식됨으로써 정전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햇빛의 자외선과 차량의 오염물질로 생성되는 광화학 스모그는 맑은 날에도 안개 낀 것 같은 상태로써 시정장애를 일으키기도 하며, 건축물 및 제품의 손상을 일으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은 물론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다.
따라서 아황산가스가 주범이 되는 ‘런던형 스모그’를 줄이기 위해서는 황성 분이 전혀 없거나 적게 들어간 연료를 사용해야만 한다. 즉 청정연료(LNG, LPG 등)의 사용을 확대하고 연탄, 고유 황연료의 사용을 절제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특히 자동차의 매연에 섞여 발생하는 탄화수소와 질소산화물이 증가하여 광화학 스모그의 발생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자동차의 배기가스를 줄이는데 신경 써야 하며 가급적이면 함께 타기 운동,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거나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수단 이용하기 등을 실천하여 환경보호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다음호 주제 : 지구의 온난화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