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원장과 의사, 전직 사무장, 미국계 네트워크 관련업체 한국법인 간부 등 사회 엘리트 계층 6명이 상습적으로 필로폰을 밀수, 투약하다 검찰에 적발됐다.
의정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하윤홍, 주임검사 정대정)는 12일 일본으로부터 필로폰을 밀수해 투약한 서울 강남구 모 정형외과의원 김모 전사무장(39)을 특가법상 마약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S의료원 서모과장(37) 등 의사 3명과 미국계 네트워크 관련업체 한국법인 차장 백모씨(39) 등 4명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미국으로 달아난 공범 진모씨(33.식당업)를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기소중지 처분하는 한편 이들로부터 필로폰 9.9g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사무장은 지난 10월19일 일본으로부터 인천공항을 통해 필로폰 20g을 밀수하는 등 지난 2000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필로폰 37g을 밀수해 투약한 혐의다.
S의료원 서과장 등은 지난 10월19일 사무장 김씨로부터 필로폰 4g을 200만원 매수하는 것을 비롯해 지난 2000년 3월12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모두 수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구입해 병원내 연구실 등지에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국내 유명대학 의과대학 선후배 사이인 서과장 등 의사 3명은 외교관자녀기숙사에서 거주하면서 알게 된 김 전사무장으로부터 지난 2000년부터 필로폰을 구입, 투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전사무장은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서과장 등으로부터 미리 1인당 50만~200만원을 송금 받는 등 한달에 한번 간격으로 필로폰을 밀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달 21일께 김포공항에서 습득한 골프가방에서 필로폰이 발견됐다는 제보를 접수, 항공기탑승티켓 구입영수증을 통해 가방소유자의 신원파악, 수사에 착수했다.
서과장은 제보 당일 지인들과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김 전무장으로부터 구입한 필로폰을 골프가방에 넣어둔 뒤 김포공항에서 이를 빼놓고 귀가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하윤홍 부장검사는 “엘리트 계층 필로폰 사범은 특유의 폐쇄성과 상호간 강한 연대로 인해 범행을 적발하기가 어렵다”며 “이번 수사결과는 필로폰이 사회 소외계층과 일부 연예인들이 투약하던 단계에서 중산층을 거쳐 엘리트 계층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뉴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