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정감, 맛있는 점심식사
연말연시가 되면 송년회나 경로잔치 등 참 많은 행사들이 열린다. 그리고 초청 인사나 지역 유지들의 인사말이며, 격려사 등은 그러한 행사에 빠지지 않는다. 한해를 보내며 혹은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여 의미 있는 행사를 여는 소중한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도가 지나친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기껏 경로잔치를 마련해 지역 노인들을 모시고는 인사말에 격려사에 축사까지, 행사에 참석한 내빈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이어져 한 시간 이상을 소비하곤 한다. 그리고 그런 ‘구색 갖추기’가 끝나고 나서야 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한다. 경노잔치에 초대된 귀빈貴賓이란 잔치에 초대된 노인들임을 잊은 결과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 10일, 잠사회관 지하 1층 ‘신한국관(대표 변지남)’에서 ‘서울상공회의소’와 ‘영등포구상공회’가 주관하고 ‘다우리봉사단체(회장 홍우찬)’가 후원한 ‘독거노인 초청 식사 대접’은 연말연시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었던 뜻 깊은 행사였다.
이 행사가 단지 인사말이며 격려사 등을 하지 않은 이유 때문이 아니다. 그곳에 초청된 100여명의 독거노인들 모두가 그 자리에 초대된 귀빈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 행사를 세세히 말할 것도 없다. 단지 ‘독거노인 초청 식사 대접’이란 말 그대로 그날의 식사는 순수하게 독거노인들에게 대접된 때문이다. 어떠한 인사말이나 격려사도 없이 노인들이 들어오기 전에 이미 식사가 마련되고 식당에 들어서는 대로 바로 식사를 하고, 가는 길에는 ‘영등포인라인스케이트협회(회장 김영로)’에서 준비한 작은 선물을 들고 가는 것이 전부였다.
‘연말’, ‘크리스마스’, ‘첫눈’, ‘연하장’, ‘불우이웃돕기’, ‘구세군’ 등은 12월이 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봉사’ 역시 연말연시가 되면 빼놓을 수 없는 단어중 하나다. 연말연시가 되면 사람들은 저마다 불우한 이웃을 생각하게 되고 그들을 돕기 위해 손과 발을 걷어붙인다. 하지만 우리는 ‘봉사’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봉사’는 사전적 의미로, “(나라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의 이해를 돌보지 아니하고 몸과 마음을 다하여 일”하는 것이라 명시돼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 있어 ‘봉사’란 “자신의 이해를 생각해서 하는 일”처럼 느껴져 씁쓸하다. 물론 모든 봉사활동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며, 이해타산이 포함된 ‘봉사’라 할지라도 그것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면 그것은 격려와 칭찬을 받아 마땅하며 지향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은 순수한 의미의 ‘봉사’가 더욱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하자. / 김정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