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도 김용선 당산1동장 최우수 성적ㆍ논문상 수상“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공부에 못다이룬 한을 풀기 위해... 부모로서 자식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경력 하나 늘리려는 것 아니냐는 주위의 비아냥거리는 듯한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해... 그리고 평생 공직자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 공직자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33년간 공직자로서 오직 한길을 걸어온 영등포구 당산 1동 김용선 동장. 그는 올해 54세다. 그런 그가 지난 2월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것도 명문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쟁쟁한 20대를 모두 제치고 최우수 성적으로 최우수 논문상에 공로상까지 수상하면서 만학도의 기염을 토했다.
김 동장은 전학기 평점 4.25(환산점수 97.2/100)라는 놀라운 점수를 받았으며, 여의도 벚꽃축제를 중심으로 한 ‘지역축제 활성화를 위한 탐색적 연구’라는 주제로 논문을 써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그는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공부이기에, 또 그렇게 하고싶었던 공부이기에 모든 열정을 공부에 쏟았으며, 평소 지역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또 영등포에 근무하다보니 여의도벚꽃 축제를 석사 논문 주제로 선택하게 됐는데 이처럼 좋은 결과를 얻게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김 동장은 또한 졸업하기 전 정책분석평가사 1급 자격증까지 취득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우리나라는 정책실패로 인한 많은 예산손실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정책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평가가 필요하고 이에 따라 정책분석평가전문가는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평생 공직자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얼마남지 않은 공직생활을 국가를 위해 좀더 많은 일을 하고 싶은 마음에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공무원들도 오늘날과 같은 지식정보화시대에선 실력을 키우기 위해 끝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동장이 이처럼 커다란 성취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남다른 성실함과 집념 때문이다.
과거 그는 우수한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나 대학진학엔 실패했었다. 그래서 공무원이 됐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는 공직자로서 국가발전을 위해 모든 젊음을 불살랐다.
그 결과 우수공무원 및 유공공무원, 동민이 뽑은 모범공무원 등 각종 표창을 도맡아 받아왔으며, 지난 92년엔 현직에 있을 땐 받기 힘들다는 대통령 옥조근정훈장까지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가슴 속 깊은 곳엔 항상 못다이룬 학업에 대한 미련이 커다랐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쉬움은 결국 28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른 뒤 그로 하여금 만학도의 길을 걷게 만들었다.
지난 1999년 그는 당시 48세의 나이로 국민대학교 경제학과에 수석으로 입학을 했으며, 한학기를 앞당겨 최고 성적으로 졸업을 했고 곧바로 석사과정에 도전, 올 2월 명예로운 졸업을 맞았다.
그는 학사와 석사과정을 밟는 6년 동안 단 한시간의 결강도 단 한번의 지각도 하지 않았었다. 뒤늦게 시작한 공부기에, 또 그토록 하고싶었던 공부기에 모든 열정을 학업에 쏟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공무원으로서 자신의 임무에 소홀히 한것도 아니었다. 남들에게 그러한 인상을 줄까봐 더 노력하고 더 많은 일을 함으로써 오히려 성실하고 책임감있는 공무원으로 평가를 받았다.
그에 대해 동료들은 “정말 독한사람(?)입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겁니다. 저 같은 사람에겐 하나도 버거운데...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고... 그런데도 일만하는 사람보다 일을 더 잘하고, 공부만 하는 사람보다도 공부를 잘하니...정말 대단합니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