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치열한 신경전’
김형수 후보 , “열린우리당 뉴타운 재검토 영등포엔 청천병력”
이상옥 후보 , “적은 뉴타운, 박충회 전 대행과 한나라당 책임”
박충회 후보 , “임기2년 행정경험 없으면 연습으로 끝날 수도…”
배기한 후보 , “각 당 국회의원, 지구당 위원장 석고대죄 해야…”
지난 29일 열린 6.5 영등포구청장재선거 후보자 합동토론회는 기조발언, 의제토론, 맺음말 순으로 진행됐다. 그런데 정견과 출마의 변을 밝히는 기조발언에서부터 각 후보들은 타 후보를 공격하면서 치열한 공방과 신경전을 벌였고, 이러한 신경전은 토론회가 마무리되는 그 순간까지 이어졌다.
기조발언에서 기호1번 한나라당 김형수 후보는 "영등포발전에 힘이 되는 구청장이 되겠다. 주민의 상식에서 배우고 민생발전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며 지지를 호소한 뒤, "뉴타운 개발은 이명박 시장의 공약으로 영등포발전을 위한 유일한 희망이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에서는 행정수도 이전으로 뉴타운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영등포의 희망을 짓밟는 것이다. 추가지정을 해야 할 판에 재검토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이다"며 열린우리당 후보를 공격했다.
기호2번 민주당 이상옥 후보는 "뼈를 깎는 장인정신으로 혼을 심어 낙후된 영등포를 확 바꿔놓겠다. 산업전진기지로서의 옛 명성과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서는 영등포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 있는 큰 일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자치구에 비해 영등포에 지정된 뉴타운 사업면적은 터무니없이 적다"며 "이는 구청의 안일한 행정처리 행태와 한나라당 서울시장이 영등포를 홀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후보를 동시에 겨냥했다.
기호3번 열린우리당 박충회 후보는 "34년 공직자 생활을 청렴과 도덕성으로, 또 능력 있는 행정가로 마무리했다. 영등포에는 지금 말만 앞세우는 정치인보다는 몸으로 실천할 수 있는 행정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하면서, "이번 선거로 뽑는 구청장의 임기는 단 2년. 행정을 모르는 사람이 선출될 경우 행정을 배우다보면 그 임기는 모두 끝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영등포의 발전은 요원해 진다"고 영등포구청장권한대행이었던 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타 후보들을 공격했다.
기호4번 무소속 배기한 후보는 "영등포구의회 4선 의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의원으로 인정받았다. 영등포의 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구민에게 봉사할 자세도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당공천에 세 번은 속았지만 네 번은 절대 안 된다"며 "영등포가 발전하지 못한 것은 민선 3대 구청장이 줄줄이 중도하차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공천을 내준 각 당 지구당위원장들은 석고대죄 해야 한다"고 정당공천으로 출마한 다른 후보를 몰아부쳤다.
기조발언이 끝나고 이어진 의제토론에서는 각 후보들이 가장 비중 있게 생각하는 공약에 대해 밝혔다. 그리고 정치적 이슈와 지역현안문제의 해법에 대한 의제에서는 각 후보들이 조금씩 다른 견해차를 보였다.
우선 중점 공약과 관련, 한나라당 김 후보는 일몰 주차제 실시를, 민주당 이 후보는 균형발전촉진지구 지정을, 열린우리당 박 후보는 금년 말까지 영등포발전 종합계획 수립을, 무소속 배 후보는 여의도 관광밸트 조성을 통한 재정자립도 100% 달성을 각각 반드시 지킬 공약으로 내세웠다.
개별의제에서는 공무원의 정치참여에 대해 김 후보는 반대, 이 후보와 배 후보는 원칙적으로는 보장되어야 하나 관건선거 논란이 있을 수 있으므로 단체행동권은 안 된다는 입장을, 박 후보는 찬성을 각각 밝혔으며, 탁아문제에 대해서는 네 후보 모두가 구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지방세 징수 중앙부처로의 이관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반대했다.
또 영등포구도시시설관리공단 운영 문제에 대해서 다른 세 후보는 적자운영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반면, 박 후보는 '공단운영 목적은 수익이 아니라 양질의 서비스제공'이라는 지적과 함께 '적자운영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보였다. 그리고 목동소각장 공동사용 방안에 대해서는 김 후보와 이 후보가 '구간 협의 조정을 통해 이뤄내자'고 한 반면, 배 후보는 "구민의 단체행동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얻어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 후보는 "이 문제는 서울시의 관련조례에 문제가 있어 그 동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지만 최근 조례개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곧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날 토론회에서는 3대에 걸친 민선 영등포구청장 중도하차의 원인과 그 해결방안 등 각 후보들의 자질을 검증하기 위한 다양한 의제가 있었고, 각 후보들은 이러한 의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