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영위 전원 사퇴 교육청 감사 나서
양평2동에 한 초등학교의 교장이 금품을 요구하고 성희롱성 발언 등을 일삼았다며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와 지역위원 7명이 모두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18일 조선·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이 학교 김모 교장의 지속적인 돈 요구와 형식적인 학교운영위 운영, 성희롱성 막말을 더이상 견딜 수 없다며 서울시교육청에 진정서를 제출해 지난 14일부터 감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학부모들이 제출한 진정서에 따르면 이 학교 김모 교장은 지난해 4월 2기 학교운영위원회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위원장에게 “개교기념일인데 학교에 교훈석을 세우고 싶다” “교훈석은 500만원이면 될 것”이라고 요구했다.
운영위원장인 권모씨는 “당황스러웠지만 아이를 학교에 보내놓은 부모처지에서 거절하기 어려웠다”며 “1기 학운위가 700만원을 걷어 시계탑을 설치했다고 하기에 학운위원들과 논의해 교훈석을 세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운영위원들은 “교사들과 상견례를 해야 한다”는 교장의 요구에 따라 출장 뷔페 비용으로 1인당 150만원씩 냈다.
진정서에 따르면 학교장은 규정상 운영위에서 집행하는 학교발전기금을 심의 절차 없이 사용했다. 학교발전기금을 모으기 위한 알뜰바자회 수익금을 운영위 동의 없이 학생들의 티셔츠를 사는 데 썼다.
이와 함께 김모 교장은 학부모들과의 술자리에서 “여자가 없으면 술을 안 마신다”고 말하거나 “여름엔 젊은 엄마들이 좀 벗어줘야 돼”라고 성희롱성 발언도 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회계 운영과 발언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덮어줄 수 있는 수준이었다”며 “학운위 위원은 당적을 보유해서는 안 되는데 위원장이 당적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자 극단적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도 직후 해당 학교 김모 교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교훈석 요구와 관련해 1기 운영위가 700만원을 걷어 시계탑을 설치한 데 대해 학교발전기금 429만원이 들어갔고, 강제적으로 교훈석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교사들과 상견례를 위한 출장 뷔페 비용 1인당 150만원 요구에 대해 “운영위원들이 교사들과의 상견례 자리와 함께 음식을 마련하겠다고 말해 그런줄 알았고, 뷔페 비용 150만원은 운영위원장이 개인적으로 지불한 것으로 알고만 있지 학부모들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발전기금 사용과 성희롱 발언에 대해 “기금 사용을 위한 절차상 실수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고, 학부모들과의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런말을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김모 교장은 특히 “지난 9월 학교 운영위원들의 당적 여부확인을 위해 당에 공문을 보냈더니 7명 모두가 조회 시기에 앞서 탈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편 운영위 학부모들과 학교장간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서울지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전방위적 감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오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