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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이봉창 의사 순국 78주기에 부쳐

관리자 기자  2010.11.03 16: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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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화 (서울지방보훈청 취업지원팀)

 

청명한 가을 하늘이 눈부셨던 지난 일요일, 효창공원에서는 이봉창 의사 7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이봉창 의사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왕에게 폭탄을 던졌고 지금처럼 아름다웠을 가을 날에 우리 역사 속에서 영원한 서른세살 청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이봉창 의사가 거사 전에 남긴 기념사진에는 일화가 있다. 김구 선생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갔을 때 김구 선생께서 자신도 모르게 처연한 표정을 짓게 되자 오히려 이봉창 의사가 ‘영원한 쾌락을 향코자 이 길을 떠나는 터이니 우리 양인이 희열한 안색을 띠고 사진을 찍읍시다’라고 권하며 위로를 했다고 한다.


이미 대의를 위해 삶과 죽음을 초월을 결단을 내렸기 때문에 그러한 마음가짐이 가능하였을까? 그래서인지 이봉창 의사가 남긴 사진은 보는 우리들의 마음이 아릴만큼 환한 미소를 짓고 계신다. 마치 소풍을 떠나는 아이처럼 천진하고 즐거운 미소를 보이시는 것이 혹시라도 후손인 우리들이 당시 김구 선생처럼 침울하기라도 할까봐 먼저 ‘괜찮다’라고 위로해 주시는 듯하다.

 


독립운동에 투신하여 죽음을 초월한 용기를 냄으로써 영원한 쾌락을 얻고자 하신 이봉창 의사의 거사는 의열투쟁의 도화선이 되어 윤봉길 의사의 홍구공원 의거, 이덕주 유진만 등의 활약으로 이어졌으며, 끝내는 조국의 광복으로 결실 맺게 되었다.


식민지 청년으로서 자신이 처한 식민지적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대한국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그 고민을 바탕으로 실천한 행동가인 이봉창 의사의 삶은 이 시대를 사는 청년이 마땅히 배워야할 자세로 보여진다.


자신이 처한 조건에 대해 패배감을 느끼며 투덜대기만 한다면 개인뿐 아니라 우리 사회, 우리나라 미래는 암울하기만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그러한 고민을 통해 얻어낸 확신에 찬 실천은 현재를 사는 우리들도 이봉창 의사처럼 멋지고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게 하는 여유와 자신감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