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폐품과 재활용품을 팔아 모은 수익금으로 장애인들을 남몰래 도와줘 화제가 된 박옥길(83) 할머니가 올해도 어김 없이 구로동에 위치한 장애인보호시설 ‘브니엘의 집’을 찾아 사랑의 쌀(20kg) 10포대와 생필품 등을 전했다.
올해로 11년째 매년 2~3번씩 이곳 중증장애인 시설을 찾는 박 할머니의 선행은 지역 곳곳에서 귀감이 돼 이제는 할머니의 선행이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주민들이 직접 할머니를 돕고 있다.
전라남도 담양이 고향인 박옥길 할머니는 6.25 전쟁 당시 22살의 나이로 안해본 일 없이 고생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딸만 다섯인 할머니는 자식들과 함께 어릴적 혼자가 된 이후 어렵게 생활을 꾸려나가야 했고, 당시 장사를 시작해 터를 잡기 시작했다. 박 할머니는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장사시절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전한다.
특히 박 할머니는 “어려운 시절에 받았던 도움을 잊을 수가 없다”며 “이제는 내가 받았던 은혜를 주위에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풀어야 할때라며, 남은 여생을 불우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박 할머니가 고령의 나이에도 그동안 남몰래 선행을 베풀 수 있었던 것은 옆에서 묵묵히 도와준 또 다른 천사들이 있었기 때문, 할머니가 거주하는 이곳 신길6동 4042번지 김기찬 전 7통장과 폐지로 모은 돈으로 쌀을 구입해 장애인 보호시설까지 실어나르는 이정윤(개인택시) 씨등이 그 주인공.
신길6동에서 30년을 살고 있는 김 통장은 박 할머니의 선행 소식을 접하면서 이웃주민들과 함께 폐지와 재활용품들을 모아 할머니께 가져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이정윤 씨는 박 할머니의 손과 발의 역할을 하겠다고 자청하고 나섰다. 이 씨는 현재 개인택시를 운영하며 박 할머니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언제든지 달려간다. 또 박 할머니와 브니엘의 집의 인연을 만들게 해준 것도 바로 이 씨가 있었기 때문이다.
/ 오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