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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해에 들어보는 토끼 이야

관리자 기자  2011.01.05 17: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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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 은하수 건너 저 달에서 떡방아를 찧고 있는 토끼를 상상하며 달을 동경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누구나 가슴 한켠에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동화 속에서의 토끼는 우리에게 너무도 예쁘고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 주었던 아름다움이다. 신묘년(辛卯年) 토끼해를 맞아 토끼에 대해 알아본다.
토끼는 토끼과 토끼속에 속하는 동물의 총칭으로 일반적으로 구멍토끼의 축용종(畜用種)인 집토끼를 일컫는다. 구멍토끼 이외에 야생 멧토끼가 있는데 이 멧토끼가 산토끼이다. 한국산 멧토끼는 중국산 멧토끼에 비해 다소 크고 비대하며 회색을 띠고 있다. 높이 500m 이하의 야산에 주로 서식하며, 번식률은 집토끼보다 훨씬 낮아서 한 배에 2~4마리를 1년에 두 세번 정도 낳는다.

토끼의 종류

토끼가 가축화된 연대는 확실하지 않으며 최초로 가축화된 곳은 이베리아 반도로 추정된다. 유럽에서도 처음에는 수렵용이나 정원에 방사 할 정도였다가 그 뒤 용도에 따라 모피용종, 겸용종, 모용종, 애완용 등으로 구별되기 시작했다. 한국에는 1900년대 일본으로부터 수입되어 사육되기 시작했다.

■ 모피용종 : 뉴질랜드화이트와 친칠라가 있다. 뉴질랜드화이트는 미국에서 개량된 품종인데 개량 도중에 앙고라와 교배시켰기 때문에 털의 풀질이 가늘고 길어졌다. 모피로서의 모양은 좋으나 털의 품질이 좋지 못한 것이 단점이다.
몸은 강건하고 다산이며 어린 토끼의 발육이 대단히 빠르다. 친칠라는 프랑스가 원산지인데 주로 영국에서 개량됐다. 털의 색채가 독특하고 모질도 좋으나, 체질이 약하기 때문에 사양관리가 어렵다.
■ 겸용종 : 모피와 고기의 겸용종으로 보통 토끼가 이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기르고 있는 종은 일본 백색종으로, 고기의 맛도 좋고 모피의 품질도 좋아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 모용종 : 앙고라 1종으로 원산지는 확실하지 않다. 면모의 수질부가 공동으로 되어 있는 부분이 많아서 가볍고 부드러우며 보온력이 크기 때문에 특수한 모직물이나 털실로 이용된다. 체질은 강건하지만 털이 항상 자라고 있기 때문에 방임하면 사양관리가 어렵다.

■ 애완용종 : 히말라야 원산의 히말라얀과 폴리시종이 있다. 히말라얀은 몸무게 1.5kg내외에 체색은 순백색이고 입·귀·발끝·꼬리는 흑색이다. 폴리시종은 집토끼 중 가장 작으며, 백색에 발이 짧다.

고전속의 토끼

토끼전은 작자 연대 미상의 조선 후기 판소리계 고전소설로 동물을 의인화한 우화소설이다.

내용을 대략 추리면 다음과 같다.

 

용왕이 병이 나자 도사가 나타나 육지에 있는 토끼의 간을 먹으면 낫는다고 한다. 용왕이 수궁의 대신들을 모아놓고 육지에 나갈 사자를 고르는데 서로 싸우기만 하고 아무도 나서지 않아 결정을 못하고 있는데, 별주부 자라가 나타나 용왕의 허락을 얻어 육지로 나간다.
토끼의 화상을 갖고 동물들의 모임에 나타난 자라는 높은 벼슬 등으로 토끼를 유혹하는데 성공하고, 토끼는 자라를 따라서 수궁으로 들어 간다. 간을 내라는 용왕 앞에서 속은 것을 안 토끼는 꾀를 내어 간을 육지에 두고 왔다고 하고 용왕은 크게 토끼를 환대하면서 다시 육지로 가서 간을 가져오라고 한다. 자라와 함께 육지에 이른 토끼는 어떻게 간을 내놓고 다니느냐고 하고는 숲속으로 도망가 버린다는 내용이다.
토끼전의 근원 설화는 인도설화에 뿌리를 둔 불전설화(佛典說話)로 보고 있다. 이것이 우리나라에 전파돼 설화와 소설로 토착화된 것으로 그 근원에서부터 소설에 이르기까지 대략 4단계를 거친 것으로 보고 있다.
첫째, 인도의 본생담(本生譚, Jataka)에 뿌리를 둔 설화가 둘째, 불경에 흡수돼 불교의 전파와 함께 중국에 들어가 한자로 번역돼 한역경전으로 나타나게 되고, 셋째, 우리나라에 들어와 문헌설화로 정착되거나 구비설화로 구전되는 단계를 거쳐 넷째, 오랫동안 구전되던 설화가 판소리화해 대본으로 정립되거나, 설화에서 바로 소설화 됐을 것으로 보는 단계이다.
이처럼 4단계를 거치며 이야기의 내용도 많은 변화를 거치게 되나 원형으로서의 설화의 골격은 변함이 없다. 토끼전에는 작자군의 서민의식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풍자와 해학이 잘 나타나 있다. 풍자성은 당시의 정치현실과 지배계층에 대한 반항의식이 잘 나타나 있는 것이다. 양반관료계급의 가렴주구 및 부정부패에 대한 비판의식, 권의가 실추된 봉건적 유교사상과 위선적 유교의 윤리도덕에 대한 부정의식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러한 비판의식은 당시 피지배계층의 지배계층에 대한 저항의식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능력의 결여와 사회적 신분의 제약 등으로 불만을 표출할 수 없었던 서민들에게 우화적 이야기로서의 토끼전은 좋은 수단이 되었던 것이다. 용왕을 정점으로 한 용궁 세계는 주색에 병이 들고 토끼에게 속아 넘어간 용왕과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사회의 인물들로 그려지고 있는 수궁 대신들은 지배계급으로 투영되고 있으며, 토끼는 서민을 대변하는 입장을 취한다.
호의호식과 높은 벼슬을 할 수 있다는 자라의 말에 속아 수궁으로 향했지만, 결국 용왕을 속이고 자라를 우롱하면서 최후의 승리를 얻는 토끼는 피지배계층을 대변하고 있다.
토끼전은 짧막한 외래의 동물우화를 장편의 의인체 풍자소설로 발전시킨 작품으로, 단순한 동물소설이 아니라 당시의 서민의식을 우화적 수법을 통해 드러낸 점에서 고소설사상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