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동정이 아닌 맛으로 평가받겠습니다”

관리자 기자  2005.05.14 02:07:00

기사프린트

청각장애인 부부가 운영하는 당산동 손만두ㆍ찐빵집

영등포구 당산동 4가 영등포구청 4거리 하이마트 앞 대로변. 이곳엔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만두ㆍ찐빵 가게가 하나 있다. 서너평 남짓한 공간에 여느 가게와 별반 다를 것 없는 그저 평범한 실내 인테리어... 하지만 이곳 주인 양기주(39세)ㆍ황미경(35) 부부에게는 이 가게가 그 어느 것보다도 소중하다.
그것은 자그만치 1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부부가 함께 노점을 한 끝에 마련한 ‘내가게’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부부가 모두 청각장애인으로 어려서부터 청각장애가 있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부부가 처음 노점에 나선 것은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인 1995년 7월. 제과점 사장님이 꿈이었던 양기주씨는 당시 예비신부였던 황미경씨와 같은 청각장애인이면서 학교 선배인 임상범씨, 그리고 친구 안대진씨 이렇게 3명과 동업 형식으로 용산구 숙대입구에 포장마차 ‘옛날호떡’집을 차렸다.
“호떡장사라면 될 것 같았어요. 말을 할 수 없어도 큰 불편함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또 당시에는 호떡장사를 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아 벌이도 괜찮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지요”
처음엔 말이 안통할까봐 걱정이 돼 ‘1개에 5백원’ 이라고 노점 앞에 커다랗게 써붙여 놓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입모양을 보거나 수화를 사용하면 대개는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었다고.
그렇게 호떡 노점을 시작한 양씨는 그해 11월 황미경씨와 결혼식을 올렸고, 그렇게 가정이 꾸린 양씨는 노점이 아닌 내가게를 갖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꿈은 그리 쉽사리 이뤄지진 않았다. 부부가 함께 길거리에서 호떡을 판지 10년만에 겨우 내가게를 마련했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다면 좀더 빨리 내 가게를 마련할 수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그렇게 하기는 싫었어요. 부모님께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일어서고 싶었어요. 아내도 같은 생각이었구요”
이들 부부는 지난해 12월 당산동 4가에 앗싸! 맛짱 손으로 직접 만든 만두ㆍ찐빵집을 오픈했다.  <☎ 2069-0296>
그리고 부부는 어렵사리 마련한 가게인 만큼 최선을 다해 가게운영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그 노력만큼 장사가 잘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부부는 “우리가 장애인이라고 특별대우를 받는 것은 절대 원치 않는다”고 딱잘라 말한다. “동정이 아닌 맛으로 평가를 받고 싶다”고.
/ 김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