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산책] 낙엽의 독백
잔설 녹는
개울물 소리에
눈을 뜨고
살랑이는 바람결에
연두로 미소 지으며
봄이 지는 꽃잎 속에서
초록으로 깊어졌지
뜨거웠던 여름 지나며
내 온몸 풀어
황홀한 사랑으로 살다가
이제는 헤어질 시간
떠나야 하는 슬픔을
결코 허무라 말하지 않을래
오랫동안 길들여진 깊이만큼
잔잔하게 다독이며
어느 책갈피에서
또 다른 새로운 생이
시작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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