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방의원 경력이 ‘이권 개입’의 면죄부인가

2026.03.16 11:35:25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여 년이 흘렀다. 그동안 지방의원은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틀을 닦아왔다. 그러나 최근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들려오는 일부 전직 지방의원들의 행보는 이러한 성과를 무색하게 할 만큼 우려스럽다. 의정 활동을 통해 얻은 내부 정보와 인맥을 무기로 사적 이익을 취하는 이른바 ‘정치 브로커’로 전락한 일부 전직 의원들의 실태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보의 비대칭성 활용이다. 재건축·재개발은 도시계획 결정부터 인허가에 이르기까지 고도의 전문성과 행정 정보가 집중되는 분야다. 재임 시절 도시계획·사회건설 등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얻은 미공개 정보는 퇴임 후 이들에게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는 ‘비장의 카드’가 된다. 특정 구역의 지정 가능성이나 인센티브 규모를 미리 알고 컨설팅 업체나 조합 뒤에 숨어 사업에 개입하는 행위는 명백한 공적 자산의 사유화다.

 

더욱 교묘한 것은 인맥을 이용한 ‘로비 창구’ 역할이다. 현직 시절 쌓아온 공무원과의 유대관계, 선·후배 동료 의원들과의 네트워크는 사업의 공정성을 해치는 치명적인 무기가 된다. 인허가 과정을 단축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조합으로부터 거액의 용역비를 챙기거나, 특정 업체가 선정되도록 압력을 가하는 행태는 지역 사회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파괴한다. 이는 단순한 전관예우를 넘어 지방행정의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범죄 행위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우선 퇴직 지방의원에 대한 ‘취업 제한’과 ‘이해충돌 방지’ 규정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현행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건설사나 정비업체의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고 뒤에서 일을 봐주는 등 막후 실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 또한, 수사 당국은 재개발 사업장의 불투명한 자금 흐름을 철저히 추적해 정치권의 그림자를 걷어내야 한다.

 

지방의원 출신도 공인이다. 퇴임 후에도 모범을 보일 때 지역사회의 원로로서 존중받으며, 명예를 지킬 수 있다. 과거의 권력을 완장 삼아 이권 현장을 기웃거리는 행태는 스스로의 삶을 부정하고, 명예를 깎아내리는 것이며, 지방자치 전체를 욕보이는 처사다.

 

각종 이권 개입 의혹으로 지역 주민들의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는 일부 전직 지방의원들은 지금이라도 자신의 영향력이 사욕이 아닌 지역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쓰이고 있는지 스스로를 엄중히 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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