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투고] 재개발 정산 원칙의 미비점과 보완 시급성

2026.02.23 15:33:30

송준길(변호사, 당산1-4 독자정산 추진위 간사)

 

영등포구에서 재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다. 재개발 진입은 급격히 완화된 반면, 재개발의 정산과정에서의 원칙은 과거 50년 전 그대로이고, 조합의 자율에 맡겨져 있는 관계로 시대상의 변화에 따른 부작용이 극심하다.

공공기여도, 일반분양에의 기여도에 따라, 조합원 간 정산금의 차등을 두고, 기여금 정산을 법제화 의무화해야만 이런 부조리를 해결할 수 있다. 조합 자율에 맡겨둬서는 안된다

 

(1) 재개발의 특수성

정비사업이라는 점에서 재개발은 재건축과 동일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조합원들의 출자액의 개별적인 편차가 굉장히 크고, 다양하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그래서 그 특수성 때문에, 재개발에서의 정산원칙은 보다 세분화되고, 따로 정교하게 다듬어져야 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의 모법으로서의 도시재개발법이 제정된 것은 1976년으로서 당시에는 연립주택등 다세대주택 세대수는 전체의 9% 미만이었고, 면적상 비율도 지극히 미미하였다. 이때는 다세대주택의 감정평가방법이나 일반 단독·다가구 주택의 감정평가 방법에 아무런 차이가 없었고(2003년 3월 14일까지 수십년 동안), 이들 연립·다세대 세대가 일종의 사회적 약자로서 배려를 받아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2) 감정평가에서의 차별 시작

그런데 도시개발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아파트 등 집합건물이 많아지자 1984년 4월 10일 ‘집합건물소유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대지권과 구분건물을 분리해 처분할 수 없다는 규정이 비로소 생겼으며, 2003년 3월 14일에는 집합건물에 대해는 단독·다가구와 달리 ‘거래사례비교법 혹은 수익환원법’에 의해 평가(감정평가에 관한 규칙 제19조)하도록 하는 규정이 생겼다. (그후, 2012년 8월 2일 전면개정된 제16조에서 ‘거래사례비교법에 의해 평가해야 한다’고 한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금까지 대개의 재개발 현장에서 감정평가 가액을 억누르는 방식으로 평가를 해 온 점에 비추어 보면, 다가구의 경우와 같은 공시지가 기준 감정이 아니라, 시가감정을 하도록 한 이 규칙은 다세대 집합건물에 대한 특별한 차등 특혜로 기능해 온 것이 사실이며, 출발점부터 빌라세대들을 특별대우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3) 정산원칙의 시대 착오성, 미비점 방치

도시정비법에서는 시행자가 조합인 경우, 그 개발이익의 정산에 있어서 조합원의 출자액에 따라 일괄정산하는 식으로 처리하는데, 보통정관이나 기존의 관행에 의하면 매우 간단하고 단순한 산식으로 계산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조차 없어서, 조합원들의 다수결에 의하도록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내용은 50년 전의 모법제정 당시에 단독, 다가구 주택이 대다수이던 시절에 적용하던 원칙이고, 그 상황에서만 타당성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인데, 그동안 50여 년에 걸쳐 사회현상과 경제적 토대가 변화해, 사유지 면적 상으로는 20%에 불과한 다세대 조합원들이 세대수 상으로는 50%를 넘어 조합의 모든 문제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게 된 현 시점에서, 다세대가 더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강자로 부상했으며, 그 횡포가 문제되고 있고, 개발이익의 배분에서 불평등과 불공정이 노골적으로 심화되는 요즈음에는 더이상 타당성을 가질 수 없게 됐다.

 

(4) 현 정산원칙의 문제점과 입법 개정방향

현 도시정비법에서는 모든 조합원을 동등한 출자자로 보아, 일괄정산을 하는 것을 전제로 해, 구체적인 것은 조합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여를 많이 한 조합원, 일반분양에 토지를 많이 출자해 조합의 매출에 기여한 조합원 등의 경우와 자기 자신이 분양받는 조합원분양분 대지권에도 미치지 못하는 면적의 대지권을 소유한 다세대 소유자들의 경우를 구분하지 아니하는 잘못이 있다.

 

후자의 경우, 공공기여는 물론 조합의 일반분양에서 개발이익의 창출에 전혀 기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마이너스인 조합원들도 많다. 이들을 경제적 효과면에서도 똑같은 조합원으로서 대우하고 있는 것은 근본적인 잘못이다. 최소한 정산과정에서는 이러한 경제적 효과를 반영해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면, 숫자가 많아진 다세대 조합원들이 마치 ‘빈대’와도 같이 다가구 조합원들 토지에서 파생하는 개발이익을 전부 다 흡입해 버리는 결과, 다가구 조합원들은 현재 자산가치를 유지하지도 못하고, 감소하기 다반사인 현 상황을 타파할 수가 없고, 그래서, 재개발에는 찬성하고 싶지만 자산가치 감소 때문에 찬성하지 못하는 다가구 세대들의 재개발 찬성율을 제고할 수도 없다.

 

(서울시가 전체 1/3 이상의 개발이익을 가져가고, 이들 빌라세대들이 다가구 개발이익의 2/3 이상을 가져간다고 보면 정확할 것이다.)

 

조합의 자율에 맡겨 두었기 때문에 이러한 기여도의 차이를 정산과정에 반영하려 해도, 다수자들인 빌라세대들의 반대에 부딪쳐 봉쇄될 뿐이다. 너무나 불공정하고, 정의에 현격하게 반하는 결과이다.

 

공공에서 개발이익을 1/3이상 취하고 있기 때문에, 공범자적 위치라 그런지 행정부나 국회 또한 이러한 부조리한 현상을 방관하고 방치해 왔던 것인데, 너무나도 잘못됐다.

 

이를 고치려면, 법률상으로 ‘기여도 정산’을 법제화, 의무화 하고, 보통정관에도 그와 관련한 기준과 절차를 구체적으로 마련해 두는 방법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그간, 50년 동안 사회현상에서의 변화가 급격히 이루어진 점 이외에도,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재개발 진입요건이 엄청나게 완화됐다. 노후도나 세대찬성율, 면적 찬성율 등에서 괄목할만한 완화가 이루어졌는데, 정작 정산원칙 등에서는 개선된 바가 전혀 없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들 때문에 부조리한 사회문제가 대두되는 것을 방지하고, 불의·불공정을 타파하기 위해서라도 정산과정과 정산절차에서의 입법 보완·개선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Copyright @2015 영등포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PC버전으로 보기

사업자등록번호 : 107-81-58030 / 영등포방송 : 등록번호 : 서울아0053 /www.ybstv.net /발행처 : 주식회사 시사연합 / 발행인 겸 대표이사 김용숙
150-804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로 139 (당산동3가 387-1) 장한빌딩 4층 / 전화 02)2632-8151∼3 / 팩스 02)2632-7584 / 이메일 ydpnews@naver.com
영등포신문·영등포방송·월간 영등포포커스·(주)시사연합 / 본 사이트에 게재된 모든 기사는 (주)시사연합의 승인 없이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