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등포신문=이천용 기자] 영등포시민연대 피플은 17일 오후 “최호권 구청장이 꿈꾸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시민의 일상’은 포함되어 있는가?!”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아래는 영등포시민연대 피플의 논평 전문이다.
[논평] 최호권 구청장이 꿈꾸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시민의 일상’은 포함되어 있는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불과 3개월 앞둔 지금, 뻔하고 익숙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현직 단체장들의 인터뷰를 빙자한 낯뜨거운 ‘자화자찬’ 홍보기사가 아주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일터와 삶터인 영등포구는 어떤가 한 번 봤더니 역시나 최호권 영등포구청장도 이 대열에서 빠지지 않았다.
기사 제목부터가 기가 찬다. <최호권 “서울 정비계획 21% 싹쓸이…영등포, 서울 대표도시 된다”>라는 헤드라인도 가관이지만, 그 아래 달린 <쇳가루 도시 → 인구 100만 시대 가능> 이라는 부제는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현재 인구 37만 명인 영등포를 100만 도시로 만들겠다고? 서울 인구 1위인 송파구조차 65만 명 선에 머물러 있는데, 영등포의 그 좁은 땅에 어떻게 100만 명을 욱여넣겠다는 말인가. 영등포를 일궈온 노동자들의 피땀 어린 세월을 '쇳가루'라는 단어로 비하하고, 사람이 사는 도시가 아니라 분양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콘크리트 정글로 만들겠다는 저 한없이 민망한 자화자찬의 민낯을 하나하나 짚어보고자 한다.
1. '자산가치'라는 숫자 뒤에 숨겨진 사회적 비용
행정의 역할은 개발 속도나 자산가치 상승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안정과 시민의 다양한 권리를 수호하는 데 있다. 87곳의 정비사업이 동시에 추진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의 주민 갈등, 세입자 내몰림, 공동체 해체라는 거대한 사회적 비용이 함께 발생시킬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구청장의 인터뷰 어디에서도 이 아픈 이면을 치유할 대책이나 고민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2. 구청장이 ‘집값 올리기’ 전도사인가?
인터뷰 전반을 지배하는 단어는 단연 ‘자산가치 상승’이다. 도시 정책의 타깃이 특정 소유주의 자산 증식에만 고정될 때, 세입자 등 무주택 서민과 청년들의 주거 안정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의 엄청난 양극화는 집값이 낮아서가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주거비와 극심한 주거 격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지 않은가. "돈 없는 사람은 떠나야만 하는 도시"가 되는 것이 어찌 자랑이 될 수 있을까? 혹시나 가진 자들만이 사는 동네로 만드는 것이 최호권 구청장의 계획인 것인가?
3. 재정착률의 비극: 누구를 위해 깨우는 동네인가
통계에 따르면 재개발 원주민 재정착률은 고작 10~30% 수준에 불과하다. 재건축 역시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다른 곳으로 떠난다. 구청장은 “잠자고 있던 동네가 깨어난다”고 말하지만, 정작 그 동네를 지켜온 주민들은 깨어난 도시의 주인이 되지 못한 채 쫓겨나야 하는 현실인 것이다. 원주민의 눈물 위에 세워진 초고층 아파트가 과연 영등포의 밝은 미래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4. 노동의 역사를 ‘쇳가루’로 치부하는 오만한 인식
가장 어이없는 대목은 영등포의 역사를 대하는 태도다. 문래동을 비롯한 영등포의 골목, 골목들은 일제강점기부터 산업화 시기까지 우리 사회를 밑바닥에서 지탱해 온 노동자들의 피땀과 눈물이 서린 공간이다. 이를 단순히 ‘쇳가루 날리는 낡은 과거’로 비하하는 것은 영등포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건설자본의 안경을 쓴 영등포구 최호권 구청장 눈에는 영등포 시민들의 일터와 삶터가 그저 하루빨리 갈아엎어 치워야 할 쓰레기더미로만 보이는 모양이다.
도시는 콘크리트 덩어리가 사는 곳이 아니라 사람이 숨 쉬며 살아가는 공간이다. 번드르르한 개발 계획과 막대한 시세 차익이라는 탐욕의 그림자에 가려진 평범한 이들의 삶을 보지 못하는 행정은 이제 그만하자.
3개월 뒤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른다. 우리에게 필요한 행정은 건설자본의 깐부가 아니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상을 소중히 지켜줄 일꾼이다.
2026년 3월 17일
사회참여와 자치의 공동체
영등포시민연대 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