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CCTV 무용지물
영등포경찰서는 대낮에 초등학생 여아를 성폭행한 김수철(44)에게서 초등학생 여아 성폭행 혐의 외에 여죄 2건을 확인하고 16일 검찰로 송치했다.
김씨는 지난 7일 오전 10시께 신길동에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A양(8)을 인근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납치해 무참히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양은 학교 자율휴교일인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방과 후 수업을 듣기 위해 운동장에서 놀다 안면도 없는 김씨의 집으로 끌려가 성폭행 당했다. A양은 김씨가 잠이든 틈을 타 도망쳤다.
A양의 어머니는 딸이 돌아오지 않자 학교를 찾아가 교내 CCTV를 확인해 납치 사실을 알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A양의 어머니가 수색에 나선지 몇 시간 만에 학교에서 울고 있는 A양을 발견했다. 경찰은 당시 A양이 입고 있던 옷에 피가 묻은 것을 보고 곧바로 A양을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했고, 학교 주변 CCTV 화면을 근거로 탐문을 벌이다 9시간 만에 집 근처를 배회하던 김씨를 붙잡았다.
김씨는 경찰에서 “새벽에 영등포역에 일을 구하러 나갔다 일감이 없어 집으로 돌아온 뒤 술을 마시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씨는 과거 부녀자 성폭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성범죄 전과자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한편 A양은 국부와 항문 등에 심각한 상처를 입어 5~6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철 범행 당일 행적? 태연히 사우나 다녀와
김수철은 범행 직후 A양의 흔적을 지우고 태연하게 사우나를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일용직 근로자인 김수철은 이날 영등포의 한 식당에서 맥주를 마시고 이날 오전 9시께 식당 인근 초등학교에서 A양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김씨는 오전 10시 신길동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A양을 협박, 납치해 학교에서 1.2㎞ 떨어진 자신의 집에 데려가 성폭행한 뒤 잠들었다.
오후 2시께 김수철이 잠에서 깼지만 A양이 사라진 뒤였다. 이후 자신의 방안에서 A양의 흔적을 지우고 태연히 샤워를 했다.
김씨는 오후 3시50분께 집에서 도보로 25~30분 떨어진 사우나에 들어갔다. 사우나를 마친 김씨는 오후 7시10분께 자신의 집으로 향하던 중 경찰이 자신을 찾고 있는 것을 눈치 챘다. 김씨는 검문에 응하지 않고 다른 길로 자신의 집으로 가기 위해 도주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김수철은 경찰 조사에서 “맥주를 마시면 성욕을 느끼고 그 날(범행 당일)도 맥주를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은 모든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면서도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수철 여성에 열등감, 성격장애 치료 전력도
김수철은 불행했던 어린 시절과 여성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를 여의고 부산에 있는 모 고아원에 3년 정도 머물렀다. 이후 중학교 2학년 때 서울로 오기까지 고아원에서 또래 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초등학교를 채 마치지 못한 김씨는 절도와 폭력을 일삼고 성폭행을 하는 등 전과 12범으로 감옥을 제 집처럼 드나들었다.
이번 범행 장소였던 신길동 자택도 2007년 폭력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뒤 지난해 9월 출소 직후 마련한 것이었다. 김씨는 A양이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지도상 직선 거리로 400~500m 떨어진 곳에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18만원짜리 방을 마련했다.
출소 직후 일용직 노동을 하면서도 우울증을 앓아 제 발로 자택 인근 신경정신과를 찾아 상담과 치료를 받은 전력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주변을 탐문해 보니 인사도 잘하고 성실하다고 말했다”면서도 “치료 당시 의사 소견서에는 ‘반사회적 성격장애’라고 써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수철은 성인 여성에 대한 열등감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18세 때 공장에서 일하면서 그곳에서 마음에 든 경리 직원을 만났다”며 “그 직원은 내 얼굴에 주근깨가 많아 싫다고 했고 그 때문에 (여성에 대한) 열등감을 갖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2의 조두순’ 김수철 사진 공개 논란, 네티즌 “당연하다”
‘제2의 조두순’ 김수철의 실명과 사진 공개를 두고 네티즌간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네티즌들은 ‘흉악범들의 사진과 실명 공개는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부 얼굴을 공개하고 실명제 해야 한다. 몇 년 복역하고 나오면 또 나쁜 행동을 할 수 있다. 얼굴을 가려줘서는 안된다.”
“평생 재범을 막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도 사회를 위해서도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흉악범에 대한 얼굴공개는 필요하다고 본다.” 등의 글을 통해 찬성 입장을 보였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흉악범에게도 인권이 있다’, ‘김수철의 가족도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 오인환 기자